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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바리우다 Sep 10. 2022

Terradillos de los Templarios

모든 것이 내게 말을 거네

22.9.9.금(순례20일차, 7시간 걷다)

까리온데 로스 꼰데스~떼라디요스 데 로스 뗌쁠라리오스(26km)



모든 것내게 말을 건넨다.


이른 아침..그러나 강은 아직 잠을 깨지 않았다 말을 하고


꼿꼿한 나무들은 잘 가라고 열병식을 열어주고


저 먼  하늘은 아침 해가 떴다고 노래한다.



길게 기울어진 그림자가 짧고 몽톡해지면서..

오늘도 일찍부터 많이 걸었음을..

지금 태양이 머리 위에서 불타고 있음을..



(예수는 당신을 사랑해요~)라고 돌맹이들은 소근거리고


구름은 가을 운동회를 한다고 달려가고


꺼먼 해바라기는 거두워들일 때가 가까왔으니.. 네가 추수할 것이 무엇이냐고 묻고 있네


쉼터의 널빤지도 고요한 가운데 걸어보라고 충고를 남기고..


12km를 걸어 도착한 첫 마을..

사람은 옹기종기 모여 사는 거라고

제 잘났다 혼자 노는 게 아니라고..



순례자가 길을 잃을까, 돌맹이들이 가리켜주고


언덕 위의 작은 성당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든 창조주를 노래하는데..


오늘도 머물 곳을 찾아 움직이는 순례자는..


머물을 동네의 미류나무만 보아도 반갑고


26km, 드디어 이르른 집,



창문 너머 빨래들은 이제 쉴 때가 되었음을 알려 주는데..


아직까지 알 수 없는 것은 왜 왔냐? 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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