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전 초심 다지기

그 와중의 소확행. 소설 10권 대출

by 신의주

마음은 상황따라 변하고 중심을 잡으며 산다는건

쉽지않다. 어쩌면 중심이 계속 같을 수 있나 싶을 정도이다.

짧은 시간에 빌라 매매가 성사되고 이사갈 집을 알아보고 구경하고 10.15이후 집값이 하루만에 1.5억이 오르거나 아예 매물을 거둬 가격 추이를 보겠다는 집주인으로 인해 매물을 보지도 못했다.


너무 몰아쳤는지 남편과 소리내 다투기도 하고

남편은 장염에 나는 두통에.. 그런 며칠이 지나

우리 집 찾기는 당분간 보류하자고 했다가

쉬는날 남편이 아침부터 매물검색하다가

비교차원에서 보고싶다고 한 집이 있어서 다음날 아침 예약하고 오후에 찾아가봤다.

지하주차장에서 집까지 연결이 되어있진 않았으나 500세대가 넘는 단지로 약간의 세대가 형성되어 있었고 동도 꽤 되었다. 동 간 간격이 답답하지 않고 막힌 느낌이 들지않았으며 안에 어린이집도 있었다. 초등학교와 역이 멀다는 단점과 근처에 상가가 없다는 점, 지금 사는 사람이 4년동안 살았는데 그 동안 집 가격이 몇천밖에 오르지않았고 오히려 인테리어를 너무 잘 해놔서 마이너스가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는 것이 단점이었으나 오히려 조용하고 아이들도 많아보여 좋았다. 층도 아이랑 지내기에 마음에 들었고 윗층에는 노부부가 산다고했다. 집주인이 거주했었기에 상태도 훌륭했다. 같이 아이키우는 엄마이자 4~5살 되보이는 딸이 있는 집은 그 자체로 믿음직스러웠다.

내부는 탄성이 절로 날 정도로 좋았고 아기엄마는 집이 깔끔하다는 말에 아빠가 인테리어를 해서 그렇다며, 아이 키우기 정말 좋다며, 더 상급지인 곳을 말하며 일을 시작하기위해 그곳으로 간다고 말했고 원래 1000만원 더 싸게 내놨다가 천만원 다시 올렸다는 등 말이 많았고 구석구석 소개도 잘 해줬다.

우리는 정말 마음에 들었고 사람이 계속 보러 온다는 말에 더욱 혹해서 부동산 할머니와 얘기를 좀 더 나누고 500만원 깎아줄 수 있는지 묻고 3월 안에 이사가면 300만원 깎아준다는 집주인 남편의 말을 전해들어 다시한번 500을 제시했으나 그쪽에서 말한 400만원에 흥정했다.

이 곳 근처 다른 집도 하나 보고 와서 배가 너무 뭉치는데다 얼른 눕고싶었고 저녁먹고 아이와 대화하며 재우고 하다보니 남편이 어느새 벌써 천만원 가계약금을 이체했다고했다.

이사갈 생각에 너무 들떠 피곤함과 복부불편감도 잊고 아이를 재우고 폰으로 주변 지도탐색, 아파트 내부 설계도 검색 등을 하다가 지도에 나와있지 않은 부분이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한 비선호시설임을 알아차렸다.

헉.. 그 밤에 느낀 생생한 충격과 두통을 잊을 수가 없다. 천천히 성급하지 않게 하자고 했는데 제대로 알라보지 않고 급한 결정을 했다는 자책감과 잘 모르는 동네를 너무 모르고 집만 보고 결정했다는 남편을 향한 원망 등이 마음에 어지럽게 돌아다녔고, 챗gpt와 인터넷에 부지런히 그 시설 근처 사는 것을 검색하고 정보를 모았다.

그리하여 가계약금을 넣은 거의 2시간만에 다시 부동산에 연락해서 취소 의사를 밝히고 늦은밤 할머니의 우리를 향한 설교를 듣다 머리가 더 아파왔다.

다음날 평일아침 9시가 되자마자 남편은 부동산에 전화했고 9시반에서 10시쯤 전화하려 했다는 말에 기다렸는데 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고 우리는 집 근처 1km이내 비선호시설이 있을경우 부동산에서 알릴 의무가 있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리고 7일째 설사가 멎지않는 아이를 데리고 나는 병원으로 향했고 병원에 가는길에 엄마에게 전화해 상황을 알렸다. 병원 진료 후 약국에 들어서는데 아빠에게 전화가 왔고, 아빠는 그런 데서 일을 했어서 그런가 그건 전혀 신경쓰이지 않는다며 주변에 학교와 집이 생긴건 다 허가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빠가 그렇게 말하니 남편이나 부동산 할머니가 말한 것과 다르게 들렸다.

그 돈으로 너희가 서울에 살기로 했으면 모든 조건을 다 충족시키는 곳은 어려울 것이고 처음 한 결정을 다시 생각해보라고 했다.

남편과 다시 전화를 했고 남편이 말할 때는 들은 척도 안하더니 장인어른이 말씀하시니 마음이 바뀐거냐며 뭐라했다. 남편은 건강이나 생활이나.. 그런 면에서 나보다 더 둔하고 다 괜찮아 주의라 남편말은 잘 안들리는게 문제였나..

그리고 그 날은 오랜만에 친정 부모님이 올라오는 날이었고 그날 내내 집 얘기를 하다가 저녁식사 후 다 같이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영하 10도의 가장 추운 겨울 한파를 제치고 아빠 차를 타고 다 같이 그 곳으로 갔다.

비 선호시설 근처를 다시한번 보고 소음을 들어보고 눈으로도 보고 아빠와 오빠와 대화를 나눴다. 직접 와보니 내 생각만큼 심하진않은 기분이 들었다. 공주를 뚤뚤 감싸고 지하에서 계단을 올라 지상으로 나와 아파트 동을 보고 그 근처를 살피고 어떤 뷰가 보이는지 이야기도 다시 나누었다. 그 날 밤에 다 같이 구경간 게 굉장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한 번 더 다녀오니 나는 마음이 많이 풀렸으나 남편은 그날도 그 다음날도 오히려 비선호시설보다 우리가 사는 이 집의 집값이 나중에 오를 것인가, 4~6년 후 이사가면 어떨까 하며 대한 미래가치에 대해 더 생각하느라 이미 낸 천만원이 문제가 아니고 이 집을 사는 게 옳은가 질문했다. 집값이 짧은 기간 천정부지로 오르는 이 와중에 정말 서울에 우리 집을 갖지 못할거란 생각에 플러스 집값이 정말 잡혀서 떨어지면 어떡하나, 그 다음 이사가 가능할까, 지금 기다려야하나 얼른 집을 사야하나 등 답없는 토론을 했고 난 한 마디만 했다. 거기 갔을 때 느낌이 너무 좋았고 집 값 떨어지면 그냥 노부부 될때까지 거기 살지뭐. 남편은 하하 웃었고 그냥 가는걸로? 그랬다.


문제가 있을 때 싸우지말고 대화로 풀어가자고 우린 부모님 앞에서 다짐했고 현재 전세의 집주인에게 이사 계획을 밝혔다. 부동산 할머니에게는 다 같이 집 보고 온 그날 저녁에 다시 계약을 진행하겠다고 했고, 남편과 아빠가 같이 가서 가계약을 작성했고 토지거래허가가 떨어지면 계약서를 쓰기로 했다.


이사 가면 이제 안방에서 첫째를 재우고 안방 화장실에서 아이들을 씻기고 그 사이 화장대 공간에 나의 서재를 하거나 스타일러를 놓거나 하면 좋겠고, 방 하나는 투배방으로 침대, tv, 책상 등을 놓으면 되겠다는 상상을 했고 식탁도 알아봤다. 남편과 아빠는 3시간 가까이 내가 떼어둔 주방 문짝을 달았고 다음날 남편은 스티커 제거제로 문짝 테이프 자국 등을 지웠다. 제거제 냄새가 심해 나는 아이를 데리고 이사갈 집 근처 카페로 피신했다가 왔다.


아빠찬스로 도서관에 가서 그 동안 너무 읽고싶었던 책들을 빌려왔다.

한 권 한 권 너무 읽고싶고 이 정신없이 바쁘게 몰아치는 와중에 전세인생과 메이드인 강남, 10권 중에서 가장 먼저 읽고싶었던 책을 읽는 중인데 너무 좋다.. 나의 책장은 이제 읽다만 책 몇권과 아이 종이접기, 식사 책, 설탕에 대한 책들 인데 책을 더 늘리고싶지 않다. 도서관에서 빌려다 보는게 최고..인데 출산 디데이 12일 앞두고 도서관을 자주 못가서 너무 아쉽다. 전에 살던 곳은 임신 중 도서 택배 서비스가 있었는데 자꾸 생각난다.


이사 가서 또 아이가 커가며 상황이 변하며 집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바뀌어 나중에 전세를 살더라도 다른 지역으로 가고싶다 할지도 모르겠으나 지금으로선 이 전세집이 전세든 매매든 잘 나가서 3월 안에 새 집 우리의 첫 아파트로 이사를 잘 가는 것이 목표고, 가서도 좋은 이웃들과 행복한 추억 많이 쌓으며 우리 가족이 더 화목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기를 바라고, 이 전세집에서 지낸 2년에도 감사한다.


아이가 드디어 자고 !

이제 나만의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라니

매우 기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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