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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라떼 Dec 10. 2021

더 이상의 후회가 없기를

하고 싶은 게 참 많아요.

"엄마는 어린 시절에 후회되는 게 있어?"


양치를 하고 잘 준비를 하는데 아이들이 물었다. 후회되는 거라.. 안 그래도 요즘 후회되는 것들과 배우고 싶은 것들, 해보고 싶은 것들에 대해 종종 생각하곤 했다. 


"후회되는 거 많지. 엄마는 어렸을 때 잘하는 게 하나도 없었어. 발표도 못하고, 친구도 못 사귀고, 노래도 못하고, 춤도 못 추고... 잘하는 게 하나도 없었어."


사실이다. 나는 존재감 없는 아이였다. 반에 없어도 티가 나지 않는 그런 아이였다.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고, 성격이 밝고 명랑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눈에 띄게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나마 내세울 수 있는 건 답답할 정도로 성실했고 꾸준했다는 거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종종, 아니 자주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곤 한다. 어린 시절 나는 왜 그렇게 모든 일에 자신이 없었는지.. 생각하면 할수록 안타깝고 후회가 된다.


"엄마. 그럼 어릴 때로 돌아간다면 해보고 싶은 거 있어? 배워보고 싶은 거 있어?"


"해보고 싶은 거 많지. 자신 있게 손들고 발표도 해보고 싶고, 피아노도 배우고 싶어. 노래도 자신 있게 불러보고 싶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싶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하고 싶어."


만약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아이들에게 말한 것처럼 어떤 일이든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표현해 보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 없기에 지금 이 순간에 더욱 충실하려 한다. 더 이상 후회되는 일을 만들지 않으려 한다. 


지금의 나는 여전히 아주 잘하는 게 없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아주 못하는 것도 없다. 앞으로 배우고 싶은 것들, 하고 싶은 것들이 참 많다. 모두 다 할 순 없겠지만 하나씩 도전해 보고 싶다. 이렇게 일 년 넘게 글을 쓰는 것도 그중 하나이다. 캘리를 배우는 것도 그렇고. 


훗날 내 인생을 돌아볼 때 더 이상의 후회가 없기를, 참 멋지게 살았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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