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어이구, 이런 미련 곰탱아!"
제 딴에는 혼이 날까 봐 가렸는데 그게 가린다고 가려지나. 빨갛게 달아오른 피부를 보고 나는 '미련 곰탱이'를 계속 찾았다. 큰아이 삼재라고 어머님이 부적을 보내주셨는데 그것이 쓰임이 되고 있긴 한 건지. 자주 다치고 깨지는 큰아이를 볼 때마다 내 속도 함께 다치고 깨진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 와중에도 속없이 웃기만 하는 녀석. 너를 어쩌면 좋으니. 책을 읽느라 몰랐다는데 책이 그렇게나 재미있었던 게냐. (그런 일이 드문데 요상도 하지..)
"어이구, 이런 미련 곰탱아!"
"엄마. 그래도 곰탱이는 좀 심한 거 아니에요?"
"심하긴 뭐가 심해."
"곰탱이는 좀 그런데.. 곰돌이라고 해주던가."
"곰돌이는 무슨 곰돌이야? 네가 뭐가 귀엽다고 곰돌이야. 미련 곰탱아."
"나 안 귀여워요?"
이 와중에 곰돌이를 찾는 큰아이를 보며 어이가 없어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 모습을 보고 옆에 있던 작은 아이가 진지하게 한마디 했다.
"언니 이제 귀여울 나이는 지났고 예쁠 나이는 됐지."
한번 터진 웃음은 좀처럼 그칠 줄 몰랐다. 우리 셋은 그렇게 한참을 웃었다.
잠든 아이의 손을 살핀다. 이만하길 다행이다. 다행이야.
이 미련 곰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