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 시작
2025.9.27일 토요일.
약을 먹을지 말지 생각해 봐야겠어요. 의사가 말했다. 약이라니. 70대인 우리 엄마가 매일 챙겨 먹는 고지혈증 약. 나는 40대인데, 그럼 얼마나 오래 먹어야 하는 걸까? 콜레스테롤 수치가 기준치를 넘은 게 하루이틀 전 일도 아니었다. 그래도 약을 먹으라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약 이야기가 나오자, 심장이 쫄깃했다.
콜레스테롤에도 착한 애가 있고 나쁜 애가 있다. 나는 착한 애도 꽤나 많아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었다. 착한 애가 나쁜 애의 세력 확장을 어느 정도 막아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쁜 애를 진정시키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했다. 과연 이 아이는 매년 자신의 세력을 넓혀갔다. 그리고 수인한도를 넘어버렸다. 아, 이대로 약을 먹어 이 녀석을 때려잡을 것인가? 아니면 한 삼 개월 운동과 식습관 개선을 병행해서, 나쁜 애를 어르고 달래 돌려보낼 것인가. 고민됐다.
나는 너그러운 사람이다. 나쁜 애에게 기회를 줘보기로 결정했다. 이 김에 지방도 같이 돌려보내자는 심산이다. 할 수 있겠지?
의사 선생님의 처방대로 매일 30분간 숨찬 운동을 한다. 그리고 내 사랑 치킨, 삼겹살에게 이별을 고한다(안녕, 내 사랑).
2025년 4분기. 100일 프로젝트, '콜레스테롤을 낮춰라'는 시작되었다.
나의 너그러움이 스스로에게 자주 발휘되면 안 되는데...('자주'라는 부사를 써넣은 마음가짐으로는 이미 글러먹은 걸까. 너무 빡빡하게 굴 필요는 없으니까.)
과연 100일 후, 콜레스테롤 나쁜 애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2025.7월 말 건강검진 결과
총 콜레스테롤 252
HDL 콜레스테롤 76 (좋은 애)
LDL 콜레스테롤 166 (나쁜 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