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

남편의 마음

by large flower

금요일 퇴근길, 비와 바람이 꽤 흩뿌린다.

난 종일 힘든 하루였다. 출근시간부터 퇴근하기 직전까지도 바쁜 일들의 연속이었다.

집에 도착해 씻고 침대에 대자로 누웠다. 그리고 아이들도 없다. 잠시 혼자 있는 시간이다.

6시가 되니, 신랑에게 카톡이 온다. "퇴근" 남편이 역으로 데리러 와달라고 했지만 난 그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내가 살아야 한다는 순간의 본능으로 거절했다.


30분쯤 지났을까, 띠리릭 소리가 난다.

인사를 하러 나가보니 큰 종이봉투를 들고 들어온다.

"이게 모야?" 평소에 물건을 잘 사지 않는 사람이다. 가방을 샀다고 말한다.

신발장에서 들어오지를 못한다.


엥?? 왜??

‘작은 가방에 책 하나 못 넣고 다니니까 그리고 재활용 가방을 서브로 맨날 들고나가잖아..'라고 말을 하며

머쓱하다. ..... 난 괜찮은데....


뒤돌아서는데, 남편의 마음이 아팠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하지 않았지만 느낌 분위기 그리고 이 사람의 표정을 보아하니 못내 아쉬운 표정이다. 마음껏 못 사주는 본인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좋은 가방을 사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나 선뜻 카드를 내밀지 못하고 이 패브릭 가방을 사 왔을 것이다.

이달에 학원비 생활비가 머리속을 스쳤겠지.

사무실 가면 서랍에 넣고 외근 나갈 때도 가방은 안 들어.

진짜 괜찮은데..


궁휼히 여기는 마음이란 이런 것 인가.

연애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이런 마음으로 나를 위해주니 고맙다.


어느덧 40대

우리의 시간이 밀도가 높아짐을 느낀다.


나도 누가봐도 반짝이는 가방이 좋다. 불필요하다면 거짓말이다.

나도 가지고 싶다. 그런데 오늘은 이 마음이면 충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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