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해안길, 샤스타데이지에 물들다
초여름의 기운이 감도는 5월, 전라북도 부안 해안에 순백의 물결이 퍼지고 있다. 해풍을 따라 펼쳐진 흰 꽃길은 보는 이로 하여금 “엄마랑 걷고 싶다”는 감탄이 절로 나오게 만든다.
2025년 5월 23일, 부안군은 변산마실길 일대에 조성된 샤스타데이지 꽃길이 본격적인 개화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주요 개화 구간은 2코스(송포항~성천항)와 4코스(모항 갯벌길)로, 이 아름다움은 6월 20일까지 절정을 이룰 예정이다.
샤스타데이지는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로, 하얀 꽃잎과 노란 중심부가 조화를 이루며 순수한 인상을 준다. 부안의 마실길에서는 이 꽃이 해안을 따라 자연스럽게 퍼지며, 흙길과 갯벌, 그리고 드넓은 하늘과 어우러져 특별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특히 노을이 깔리는 시간에는 서해의 석양과 순백의 꽃이 감성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명소로 알려진 이 꽃길은, 최근 SNS를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가족, 연인, 친구 단위 관광객들까지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잘 알려진 코스 외에도 곳곳에서 샤스타데이지 군락을 발견할 수 있어, 사람들로 붐비지 않는 조용한 꽃길을 걷고 싶은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순백의 데이지와 황혼이 만나는 곳
부안군 환경과 최형인 과장은 “샤스타데이지는 변산마실길을 대표하는 꽃”이라며 “해 질 무렵의 경관은 보는 이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다”고 전했다. 아울러 주말 혼잡을 대비해 변산해수욕장 인근의 정식 주차장과 임시 주차장 이용을 당부했다.
꽃길은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특별한 풍경을 제공한다. 은은한 달빛 아래 피어난 데이지는 은백색 물결처럼 빛나며,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때문에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무렵, 또는 야간 산책을 선택하는 방문객도 많다.
부안 변산마실길은 단순히 꽃을 감상하는 공간을 넘어, 자연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감성 휴식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유로운 걸음 속에 계절의 정취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이곳은 지금, 그 어떤 풍경보다 따뜻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