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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만 피는 전설의 꽃…지금 봉화에선 절정

여름에만 피는 순백의 장관…

by 다닥다닥

여름의 초입, 경상북도 봉화에서는 1년에 단 한 번만 열리는 특별한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 백두대간의 숲을 따라 펼쳐진 순백의 꽃 군락, 바로 백합이 지금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전역을 수놓고 있다.

118_407_2213.png 백합 - 백두대간수목원 홈페이지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는 이 계절, 백합은 산과 들의 초록 사이에서 고귀한 자태를 드러내며 여행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수목원은 지금 마치 신화 속 정원을 옮겨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백합의 향연으로 가득하다.


백두대간수목원은 올해도 다양한 행사를 통해 여름 시즌을 알리고 있다. 지난 5월 30일부터 31일까지 이곳에선 ‘2025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지구상의 야생식물 종자 보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그 상징성 속에서 백합의 존재감은 더욱 깊이 각인된다.


수목원 입구부터 무지개정원, 진입광장 주변까지 이어지는 백합 군락은 약 14종, 1만5000본 규모로 조성돼 있다. 흰색부터 분홍, 노랑까지 조화롭게 배치된 꽃들은 햇살을 받으면 각기 다른 빛을 머금으며, 은은한 향기를 퍼뜨린다. 그 향기만으로도 무더운 여름을 잠시 잊게 만든다.

118_408_2320.png 백합 - 백두대간수목원 홈페이지


백합의 신화와, 걷는 순간 동화가 되는 정원

백합은 고대 신화 속 상징이기도 하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여신 헤라의 젖에서 태어난 꽃으로 전해지며, 순결과 모성, 사랑의 의미를 지닌다. 이 때문에 백합 정원을 걷는 이들은 단순한 꽃구경을 넘어, 이야기를 품은 공간을 경험하게 된다.


수목원은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다. 약 4000종의 식물과 함께하는 살아 있는 생태 박물관이자, 전국 최대 규모의 자연정원이다. 자생식물, 약용식물, 특산식물, 희귀식물 등으로 구성된 다양한 테마 정원이 산책로를 따라 펼쳐진다.


백합은 특히 리아트리스, 맨드라미, 미니백일홍 같은 계절 꽃들과 조화를 이루며 무지개정원의 풍경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꽃의 종류에 따라 배열된 백합 군락은 자연스럽게 감상 동선을 유도하고, 공간의 분위기를 바꿔준다.

118_409_245.png 백두대간수목원 홈페이지


이곳에서는 아이들과 함께하기에도 제격이다. 백두산호랑이를 테마로 한 전시관과 생태 체험 콘텐츠, 그리고 전 구간을 순환하는 호랑이 트램은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편안한 이동과 흥미로운 관람을 동시에 제공한다.


합리적인 비용, 특별한 여름…지금 가야 하는 이유

무엇보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가성비 여행지’로서도 손색이 없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5000원이며, 만 6세 이하 어린이와 만 65세 이상은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자연과 교육, 휴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입소문을 타며 가족 단위 방문이 꾸준히 늘고 있다.

118_410_257.png 백두대간수목원 홈페이지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 자리한 이곳은 도시의 열기에서 벗어나 비교적 선선한 기온을 자랑하며, 여름철에도 쾌적한 여행이 가능하다. 수도권이나 타 지역에서도 차량을 이용해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좋은 접근성까지 갖춰 여행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1년 중 지금, 여름의 한복판에서만 볼 수 있는 이 백합의 향연은 그저 스쳐 지나가기엔 아쉬운 풍경이다. 자연과 신화, 그리고 삶의 여유가 어우러진 백합 정원. 지금이 아니면 또 1년을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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