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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뉴욕이 아니라고?”…미국서 가장 지저분한 도시

위생 민원으로 본 미국 도시 순위

by 다닥다닥

대도시의 복잡함과 혼잡함을 대표하는 뉴욕, ‘가장 더러운 도시’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붙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데이터는 그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흔들었다. 미국 내에서 실제로 위생 상태가 가장 좋지 않은 도시는 다름 아닌 ‘볼티모어’로 밝혀졌다.

56_104_338.png 볼티모어 - Visit the USA

영국 온라인 매체 타이라(Tyla)가 지난 4월 25일 공개한 순위는, 환경 전문 플랫폼 ‘하우스프레시(HouseFresh)’의 방대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하우스프레시는 1년 동안 미국 전역에서 접수된 1,230만 건 이상의 311 위생 민원을 종합해 도시별 위생 수준을 비교했다.


예상을 깨고 뉴욕은 전체 17위에 그쳤다. 대중의 인식과는 달리, 위생 측면에서는 오히려 중위권에 머물렀다. 반면 위생 문제의 심각도가 단연 최고였던 도시는 메릴랜드주의 볼티모어였다.


볼티모어, 오염과 빈곤이 겹친 도시 1위

볼티모어는 산업화 이후 급격히 쇠퇴한 도시로, 철강·조선업 붕괴와 함께 치안 악화, 슬럼화 등이 급속히 진행된 지역이다. 특히 ‘21213’ 지역을 중심으로 위생 민원이 10만 명당 47,000건 이상 접수되며 조사 대상 도시 중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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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은 노후된 주택과 방치된 공공시설이 많고, 쓰레기 수거 시스템 역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심 인근 빈민가에서 확산된 오염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위생을 넘어 도시 구조 전체에 대한 재정비 필요성을 드러내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도 새크라멘토, 예상 밖의 2위

골드러시의 중심지였던 새크라멘토는 현재 정치·행정의 허브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순위에서는 민원 건수 34,000건 이상으로 2위에 올랐다. 시 당국은 311 민원 접수를 독려한 결과라고 해명했으나, 높은 불만 수치는 현실의 문제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더 많다.


남부 금융도시 샬럿과 화려한 LA도 상위권

샬럿은 금융 산업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노숙자 문제, 쓰레기 방치 등의 문제로 3위에 올랐다. 도시 개발 속도가 인프라 확충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겉과 속의 불균형이 위생 문제로 드러난 셈이다.

56_106_3753.png 샬럿 - Visit the USA

로스앤젤레스는 셀럽 문화와 영화 산업의 도시로 각인돼 있지만, 실제로는 거리 위생, 노숙자 거주지, 약물 중독 등의 복합 문제로 예전부터 꾸준히 지적을 받아왔다.


‘생각보다 괜찮았던’ 뉴욕, 17위 기록

뉴욕은 대중이 예상한 만큼 위생이 나쁘지 않았다. 10만 명당 약 3,700건 수준으로, 시카고·보스턴·LA보다도 낮은 민원 건수를 기록했다. 이는 에릭 아담스 시장이 추진한 쓰레기통 개선 정책과 거리 위생 개선 노력이 일정 부분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56_107_4011.png 뉴욕 - Visit the USA


하지만 브루클린의 일부 낙후 지역에서는 여전히 위생 문제가 심각하다. 젠트리피케이션 속에 젊은 세대가 유입되고 있지만, 기반 시설 개선이 동반되지 않아 지역 갈등과 민원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가장 깨끗한 도시는 어디일까?

반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가장 위생적인 도시로 꼽힌 곳은 맥주로 유명한 위스콘신주 ‘밀워키’였다. 이 도시는 10만 명당 단 309건의 위생 민원만이 접수되며 미국 내에서 가장 ‘청결한 도시’ 타이틀을 차지했다.

56_108_4549.png 밀워키 - Visit the USA


또한 텍사스주의 ‘프렌즈우드·리그시티’ 지역(우편번호 77546)은 단 19건의 민원이 발생해, ‘가장 깨끗한 지역’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지역은 인구 밀도는 낮고, 주거 구역 중심의 안정적인 커뮤니티가 조성돼 있어 생활환경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숫자로 보는 도시 위생…편견을 깬 결과

이번 조사는 '더러움'이란 인식이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영화나 뉴스 이미지에 기반한 도시 인식은 종종 실제 생활 데이터와 거리가 멀다. 위생은 도시의 정책, 인프라, 인구 구조, 문화 수준까지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다.


볼티모어처럼 복합적인 사회문제가 위생 악화로 이어지기도 하고, 뉴욕처럼 꾸준한 정책적 노력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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