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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먹으러?…뜻밖의 이곳, 안동 미식 여

안동의 진짜 맛, 여행이 되는 밥상

by 다닥다닥

지난 5월 22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한식콘서트’가 지역의 전통 음식문화를 전국적으로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안동시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단순한 음식 전시를 넘어, 전통과 현대를 잇는 한식의 다채로운 미학을 오감으로 경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69_175_06.png 한정식 - 안동관광


기획전 ‘수운잡방에서 K-Food까지’에서는 고전 요리서에 기반한 전통 방식과 현대적인 감각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다양한 연령층의 관람객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안동은 다시금 ‘먹으러 떠나는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대표적인 향토 음식 중 가장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끈 것은 단연 ‘간고등어’였다. 바다와 떨어진 지리적 한계를 넘기 위해 안동에서는 오래전부터 생선에 소금을 발라 저장해왔다. 이 전통 방식은 단순한 염장법을 넘어, 일정한 숙성과 절도의 간 비율로 인해 고유의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풍미를 만들어냈다. 집밥 느낌의 정식으로 구성된 간고등어 한 상은 여행객들에게 따뜻한 만족감을 안겼다.

69_176_324.png 간고등어 - 안동관광


또한, 이름만큼 독특한 ‘헛제사밥’ 역시 안동을 찾는 이들이 반드시 경험해보는 음식이다. 이 비빔밥은 유교적 전통에서 유래한 제례 음식을 일상 속 한 끼로 재구성한 것으로, 각종 나물과 고기가 간장 양념과 함께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실제 제사를 지낸 것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은 정성과 재료의 풍부함이 담겨 있어 ‘헛’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다.

69_177_40.png 헛제사밥 - 안동관광


현지 미식의 또 다른 정수는 바로 ‘찜닭’에서 드러난다. 전국적으로 널리 퍼진 안동찜닭은 원래 안동 중앙시장에서 유래했다. 닭고기와 당면, 감자 등을 간장 양념에 은근히 졸여낸 이 음식은 기름기가 적고 간이 깔끔하게 배어 있어 먹는 이의 입맛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본고장에서 맛보는 찜닭은 재료의 신선함과 양념의 깊이에서 확연한 차이를 드러낸다.

69_178_438.png 안동찜닭 - 안동관광


부드럽고 윤기 나는 육질을 자랑하는 ‘안동한우’도 지역 미식의 자부심이다. 청정 환경 속에서 자란 소는 지방 분포가 고르게 퍼져 있어 구이, 불고기, 샤부샤부 등 어떤 방식으로 조리해도 고유의 풍미가 살아난다. 한식콘서트 현장에서는 안동한우 시식 부스도 마련되어, 관람객들이 직접 고기의 풍부한 육즙과 부드러움을 체험할 수 있었다.

69_179_518.png 안동한우 - 안동관광


소박하지만 깊은 맛, 국시 한 그릇에 담긴 정성

식사에 마침표를 찍는 음식으로는 ‘안동국시’가 단연 인상적이다. 손으로 뽑아낸 듯한 면발은 탄력이 느껴지고, 깔끔한 육수는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오래 기억에 남는 여운을 남긴다. 무더운 여름철엔 시원하게 헹군 ‘건진국수’로, 찬바람이 부는 계절엔 뜨끈하게 끓인 ‘누름국수’로 계절별로 그 풍미가 달라진다. 겉보기엔 단아하지만, 그 안에 담긴 손맛과 정성이 진하게 느껴지는 메뉴다.

69_180_555.png 안동국시 - 안동관광


이번 한식콘서트를 계기로 안동의 음식은 단순히 지역 특산물이라는 범주를 넘어, 전통의 뿌리와 현대인의 입맛을 모두 만족시키는 문화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행의 이유가 되는 ‘맛’의 도시 안동은 이제 더 이상 숨은 맛집이 아닌, 일부러 찾아가고 싶은 미식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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