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드라이브, 바다와 호수 사이에서 걷다
강원도 고성까지 이어지는 동해안 7번 국도는 자동차 여행의 낭만을 품은 드라이브 명소로 통한다. 그 중에서도 속초를 거치는 구간은 도로 위의 휴식처라 불릴 만큼 다양한 자연경관과 감성 공간이 녹아 있다. 잠시 차를 멈추는 순간마다 바다와 산, 호수와 시장이 펼쳐져 여행객의 오감을 자극한다.
2025년 6월 7일, 여행지도는 이 특별한 길을 따라 속초부터 고성 통일전망대까지의 주요 정차 지점을 소개했다. 용태영 기자가 안내한 이 코스는 단순히 이동만을 위한 여정이 아닌, ‘머무는 여행’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여정의 문을 여는 곳은 설악해맞이공원이다. 도심과 가까워 짧은 드라이브로 닿을 수 있으며, 해 뜨는 순간 펼쳐지는 붉은 수평선과 설악산의 실루엣이 여행의 시작을 장엄하게 수놓는다. 이곳은 새벽 시간대의 고요함을 느끼기에도 더없이 좋다.
두 번째 정차지는 대포항이다. 전통 어항의 정취를 품은 이곳은 속초 특유의 활기와 맛을 경험할 수 있는 핵심 포인트다. 시장에서는 갓 구운 해산물이 여행객의 발걸음을 붙잡고, 주변은 감성적인 카페와 사진 명소로 꾸며져 젊은 층의 호응도 크다.
잠시 해안을 따라 올라가면 속초해수욕장이 등장한다. 계절을 불문하고 여행객이 몰리는 이곳은 차량을 멈추고 파도 소리를 들으며 쉬기 좋은 구간이다. 바다와 인접한 넓은 주차 공간도 여행의 편의를 더한다.
해수욕장 끝자락에서 이어지는 ‘바다향기로’는 도보로 즐기는 감성 코스다. 바위와 바다 사이를 잇는 길은 파도 소리와 함께 걷는 묘미가 가득하다. 코스 자체가 완만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산책도 부담 없다.
속초 도심에 가까운 청초호는 조용히 머무르며 사색하기 좋은 공간이다. 호수를 따라 정비된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는 여유로운 속도를 만들어낸다. 잔잔한 호수 위로 비치는 하늘은 절로 셔터를 누르게 만드는 풍경이다.
이어지는 영랑호에서는 한층 더 깊은 자연의 기운이 느껴진다. 특히 ‘맨발 황톳길’은 도심 속에선 접하기 힘든 이색 체험을 선사한다. 붉은 황토를 밟고 숲을 걷는 감각은 발끝에서 시작되는 힐링으로 기억된다.
마지막 도착지는 고성 통일전망대다. 이곳에서는 탁 트인 창으로 북녘 땅을 바라볼 수 있다. 한반도의 현실을 마주하는 장소이자, 여행의 마지막에서 되새김할 수 있는 특별한 메시지를 전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