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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감성+인왕산 고요, 서울에 이런 코스가?

서울 안에서 찾은 쉼표, 하루 코스로 충분하다

by 다닥다닥

멀리 떠나야만 여행일까. 서울 한가운데서도 충분히 자연을 느끼고, 사색에 잠기며, 전통을 체험할 수 있는 도심 힐링 코스가 있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서울 속 하루 치유여행이다.

87_258_1715.png 서울숲 - 서울시


그 여정은 ‘서울숲’에서 시작된다. 2005년 개장한 서울숲은 약 50만㎡ 규모의 대형 공원으로, 사계절 내내 시민들에게 쉼과 여유를 제공한다. 자연과 예술, 생태가 조화를 이루는 이곳은 도시공원이 아닌 작은 숲에 가깝다. 특히 봄철 벚꽃과 튤립, 가을철 음악축제와 낙엽 산책로가 유명하며, 나무 그늘 아래서 독서를 하거나 산책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서울숲은 크게 다섯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생태숲과 습지생태원에서는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마주할 수 있고, 문화예술공원은 가족마당과 아틀리에 공간이 있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특히 자연체험학습원은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 좋고, 한강수변공원은 해질녘 산책 코스로 인기가 높다.

87_259_187.png 서울숲 - 서울시

성수동 골목에서 찾는 서울의 새로운 얼굴

서울숲을 즐긴 후에는 바로 인근 성수동 거리로 향해보자. 오래된 공장을 리모델링한 감각적인 카페, 독특한 분위기의 갤러리, 수제화 거리 등에서 독특한 도시문화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다. 이곳은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공간으로, 뉴욕 브루클린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도 많다.


복잡하지 않은 골목을 걷다 보면 한적한 창고 안에서 커피향이 흘러나오고, 전통 제과점과 감성 편집숍이 어우러져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성수동은 단순한 소비 공간을 넘어, 도시재생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서울의 대표 로컬 명소다.


이제 도심을 벗어나 서울의 역사와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인왕산 성곽길’로 이동해보자. 혜화문에서 창의문까지 이어지는 약 4.7km 길이의 이 코스는 서울 한양도성 백악 구간 중 하나로, 서울의 풍경을 병풍처럼 감싸며 도심 속에 숨은 고요함을 전한다.


등산 초보자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인왕산은 청와대 개방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다. 고도는 낮지만 조망은 탁월해 서울타워, 남산, 도심 빌딩숲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뷰포인트가 여럿이다. 특히 일몰 시간대에는 하늘과 도시가 어우러지는 감성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87_260_2146.png 성곽길 - 서울시


서울 도심 속에서 맛보는 전통의 위로

산책을 마친 뒤 허기진 몸을 달래줄 마지막 코스는 전통 보양식과 로컬 맛집이다. 인왕산 아래 자리한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는 오랜 맛과 정서를 간직한 식당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직접 손으로 빚은 전과 함께 전통주를 곁들이거나, 구수한 잔치국수 한 그릇으로 산책의 피로를 씻어내는 것이 이 코스의 마무리다.


서울은 바쁜 도시이지만, 그 속에서도 천천히 걷고 사색하며, 감각적으로 쉼을 누릴 수 있는 장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단 하루만이라도 일상의 속도를 늦추고 싶은 날,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충분히 의미 있는 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 코스가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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