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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간다면 이 빵 하나는 꼭 먹고 와야 한다

파리에서 '바게트' 제대로 즐기는 법

by 다닥다닥

파리 거리를 걷다 보면 바삭한 바게트를 한 손에 들고 여유롭게 산책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단순한 간식처럼 보이지만, 바게트는 프랑스인의 식문화와 자긍심이 응축된 특별한 음식이다. 여행자에게도 바게트는 파리에서 반드시 경험해봐야 할 문화 중 하나다.

153_546_55.png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된 사진 - 여행지도

프랑스에서 바게트는 일상 그 자체다. 해마다 약 60억 개의 바게트가 소비되며, 인구 대비로는 한 사람당 연간 100개꼴이다. 아침엔 토스트로, 점심엔 샌드위치로, 저녁엔 치즈나 와인과 함께 바게트가 자연스럽게 식탁에 오른다.


이처럼 대중적인 빵임에도 프랑스는 그 품질을 법으로 지킨다. 1993년에 제정된 ‘전통 바게트 법령’에 따르면 밀가루, 물, 이스트 혹은 천연 발효종, 소금만을 사용해야 하며, 화학 첨가물은 금지된다. 소량의 콩가루나 강낭콩가루는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바게트를 둘러싼 개인 취향의 차이도 뚜렷하다. 겉이 딱딱하고 바삭한 ‘크뤼스트리앙’ 스타일을 선호하는 이들과, 속이 부드럽고 덜 구운 형태를 선호하는 이들이 나뉜다. 제과점에서는 굽기 정도를 묻는 것이 일상이며, 여행자도 이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153_547_538.png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된 사진 - 여행지도

양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일반 바게트는 약 250g 정도로 양이 많아 혼자서 먹기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럴 땐 절반 크기의 ‘드미-바게트’나 가느다란 ‘피셀’을 선택하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바게트를 맛보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프랑스 빵을 체험하는 것도 여행의 묘미다. ‘팽 드 캉파뉴’는 직역하면 ‘시골 빵’이지만, 실제로는 도시에서 시작된 전통적인 느낌의 빵이다. 둥글고 묵직하며 호밀이 일부 들어가 독특한 신맛이 난다. 치즈나 샐러드와 곁들이면 한층 풍미가 살아난다.

153_548_616.png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된 사진 - 여행지도

프랑스에서는 빵의 명칭조차 법적으로 보호받는다. 예를 들어 ‘팽 드 세이글’은 호밀가루가 65% 이상 들어가지 않으면 이 이름을 사용할 수 없다. 이는 단순한 명칭이 아닌, 품질과 전통을 지키려는 제도적 장치다.


건강을 고려한 선택지로는 ‘팽 콩플레’가 있다. 통밀가루를 사용해 밀눈과 껍질이 그대로 남아 있어 섬유질이 풍부하다. 밀도가 높고 씹는 맛이 강하며, 혈당을 안정시키고 포만감을 줘 건강식으로도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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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지방 빵, 미식 여행의 또 다른 묘미


파리를 벗어나면 프랑스 각 지방의 개성 있는 빵들이 여행객을 반긴다. 프로방스의 ‘푸가스’는 나뭇잎 모양의 빵으로, 허브나 치즈, 견과류 등을 곁들인다. 아르데슈 지방의 ‘마르게리트’는 꽃 모양을 닮았고, 알자스에서는 ‘쉬브로’라는 달콤한 패스트리가 유명하다.


그 외에도 부르고뉴의 ‘팽 코르동’, 니스의 ‘찰스턴’, 코르시카의 ‘쿠피에트’, 보르도의 ‘쿠론’ 등 이름만 들어도 흥미로운 지역 빵들이 여행 중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니라, 빵을 통해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프랑스 여행은 빵을 중심으로 다시 설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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