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표선면 들판이 눈부신 하얀빛으로 물들고 있다. 바람이 멈추는 들판이라는 뜻을 지닌 ‘보롬왓’에서 하얀 메밀꽃이 장관을 이루며, 제주의 여름을 고요하게 수놓는다.
2025년 6월 18일부터 7월 5일까지 서귀포시 표선면 번영로 2350-104에 위치한 ‘보롬왓’에서 ‘메밀꽃 축제’가 개최된다. 이 축제는 자연 그대로의 풍경 속에서 제주 고유의 정취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어 매해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축제는 화려한 인공 장식 없이 메밀꽃 자체의 아름다움에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순백의 꽃물결이 바람결에 일렁이며 들판을 가득 메우는 모습은 ‘자연이 만든 가장 완벽한 포토존’이라 불릴 만큼 감동적이다. 특히 SNS를 통해 공유되는 사진들 덕분에 해가 거듭될수록 그 인기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꽃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흙길 소리, 부드러운 햇살, 그리고 향긋한 바람까지 제주의 자연이 전하는 섬세한 감각을 체험할 수 있다. 이곳은 단순한 꽃축제를 넘어 일상에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힐링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방문객들에게는 산책로 중간에 자리한 작은 동물농장이 인기다. 염소, 양, 닭, 소 등 다양한 동물들과 가까이에서 교감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체험을, 어른들에게는 순수한 감성을 자극하는 순간을 선사한다.
축제장 안에는 꽃밭을 바라보며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감성 카페도 마련돼 있다. 제주 바람을 느끼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이곳을 특별하게 기억하게 만든다. 방문객 중 일부는 “이런 여유는 도심에선 상상할 수 없다”며 재방문을 예고하기도 한다.
축제 기간엔 보롬왓만 들르기보다 인근 명소와 연계한 여행이 추천된다. 비자림, 산굼부리, 거문오름 등 제주 대표 자연 명소들이 인근에 자리해 있어 하루 일정으로 자연을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다. 특히 평일 오전 시간은 관람객이 비교적 적어 고요한 분위기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번 ‘보롬왓 메밀꽃 축제’는 계절의 정점에서 만나는 자연의 선물과 같다. 도심의 소음 대신 자연의 숨결 속에서 휴식을 찾고자 한다면, 제주 표선 들판의 하얀 물결 속으로 걸음을 옮겨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