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언덕부터 해바라기 축제까지
직장인들이 올여름 가장 가고 싶은 국내 휴가지로 의외의 장소가 손꼽히며 주목받고 있다. 자연과 전통, 그리고 드라마 속 장면 같은 풍경이 어우러진 ‘이곳’이 최근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
2025년 6월 말,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직장인 800명을 대상으로 ‘여름휴가 계획 및 정책과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1.6%가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 중 83.5%는 국내 여행을 택했다.
특히 강원도는 34.9%의 높은 응답률을 기록하며 선호도 1위에 올랐다. 이는 바다와 산, 계곡과 숲이 고루 어우러진 강원도의 자연환경이 직장인들의 여름휴가 목적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휴가 중 바라는 활동으로는 ‘자연 속에서의 휴식’(49.3%)이 가장 많았고, 이어 ‘맛집 탐방’(21.0%), ‘관광 명소 방문’(20.2%)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트렌드 속에서 강원도 태백이 조용히 부상 중이다. 해발 고도가 높은 지역 특성상 여름에도 시원한 기온과 맑은 공기를 자랑하며, 최근에는 감성적인 풍경으로 SNS 명소로도 떠오르고 있다.
태백의 대표 명소로는 창죽동의 ‘바람의 언덕’이 있다. 매봉산 풍력단지와 이어진 이곳은 광활한 초원과 하늘 높이 솟은 풍차가 어우러지며 유럽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해 질 무렵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감성을 자극하는 최고의 포토 스팟으로 손꼽힌다.
이어 황지동의 ‘구와우마을’도 주목할 만하다. 이 마을은 아홉 마리 소가 들판에서 쉬는 듯한 지형을 따라 조성되어 있으며, 매년 여름이면 ‘해바라기 축제’가 열려 마을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든다. 2025년 해바라기 축제는 7월 18일부터 8월 17일까지 한 달간 열리며, 약 5만 평 규모의 해바라기밭이 언덕을 따라 장관을 이룰 예정이다.
드라마 촬영지, 감성 여행지로 탈바꿈한 태백
태백 통동 일대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곳은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성지’로 불리며, 극 중 장면이 그대로 남아 있는 세트장과 풍경이 여행객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특히 연인,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장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한편, 삼수동의 ‘귀네미마을’은 자연과 전통이 조화를 이루는 조용한 시골 마을이다. 꽃과 나무로 꾸며진 골목길과 전통적인 가옥들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분위기를 선사하며, 사진을 남기기 좋은 포인트가 곳곳에 숨어 있다. 일상의 번잡함을 벗어나 한적한 산책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특히 사랑받고 있다.
계절 따라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는 태백은 여름뿐 아니라 사계절 모두 다른 모습으로 여행객을 맞이한다. 봄에는 철쭉과 산나물 축제, 가을에는 억새와 단풍, 겨울에는 눈꽃과 설경이 어우러지며 매 계절 색다른 풍경을 자랑해 재방문 의사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