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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중 한 달만 개방되는 비밀 연꽃 공원

by 다닥다닥

울산에 매년 단 한 달, 여름에만 잠시 문을 여는 특별한 생태 공간이 있다. 바로 연분홍빛 연꽃이 만개하는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한정 개방되는 ‘회야댐 생태습지’다. 짧은 개방 기간에도 불구하고, 희소성 높은 풍경과 생태 감성이 입소문을 타며 전국의 탐방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263_958_1511.png 회야댐 생태습지 공원 - 울주군 블로그

회야댐 생태습지는 울산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가 관리하는 상수원 보호구역 내에 위치하며, 환경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올해의 숨은 관광지’로도 뽑힌 바 있다. 환경 보호와 수질 개선을 목적으로 조성된 이 공간은 해마다 여름철 단 한 달만 일반인에게 문을 연다.


방문객 수는 생태계 보호를 위해 철저히 제한된다. 하루 최대 140명까지 입장이 허용되며, 오전 50명, 오후 50명 기준으로 예약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무료 개방이지만 사전 신청이 필수이며, 제한된 탐방 인원이 오히려 이곳의 가치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263_959_1553.png 회야댐 생태습지 공원 - 울주군 블로그

탐방은 회야정수사업소에서 약 5km 떨어진 통천초소에서 시작된다. 문화해설사의 안내 아래 왕복 4km 구간을 따라 약 2시간 동안 도보로 진행되며, 연꽃과 수생식물로 가득한 습지를 중심으로 숲길을 지나 자연의 리듬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비밀의 정원이 된 과거 농경지…회야댐 생태습지의 변신


회야댐 생태습지는 단순한 인공습지 그 이상이다. 1980년대 초 회야댐 건설로 수몰되기 전까지 이 일대는 통천마을 주민 700여 명이 농사를 짓던 풍요로운 땅이었다. 이후 논밭은 댐 건설로 사라지고 잡초만 무성한 공터로 방치됐으나, 2003년부터 진행된 환경정화 사업을 통해 새로운 생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2009년 완공 이후, 이곳은 수질 개선의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환경당국에 따르면,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는 74.5%, 총질소는 41%, 총인은 32.9% 감소하는 등 눈에 띄는 정화 효과를 입증했다. 그리고 2012년, 지역 주민과 울산 시민에게 감사의 뜻으로 생태습지의 문이 처음 개방되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63_960_1626.png 회야댐 생태습지 공원 - 울주군 블로그

2024년부터는 ‘인공습지’라는 표현을 과감히 걷어내고 ‘회야댐 생태습지’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생력을 갖춘 건강한 생태계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이자, 더 이상 인공에 기대지 않는 자연의 회복력을 상징하는 변화다.


이곳에는 고라니, 수달을 비롯한 야생동물도 서식하고 있으며, 계절마다 수련, 갈대, 부들 등 다양한 수생식물들이 습지를 채운다. 인간의 손길을 최소화한 이 공간은 오히려 더 깊고 조용한 자연 본연의 풍경을 전해준다.


탐방 꿀팁과 교통 안내


회야댐 생태습지를 방문하려면, 통천초소까지 직접 이동해야 한다. 대중교통이 자주 운행되지 않기 때문에 자가용 이용이 편리하며, 탐방 기간 동안에는 임시 주차장도 운영된다. 초소 인근 공터와 약 200m 떨어진 ‘망향의 동산’이 주차장으로 활용되며, 후자는 대형 차량도 수용 가능해 단체 방문객에게 적합하다.


탐방은 문화해설사와 함께 이뤄지며, 안내에 따라 일정 시간 내에 동선을 따라 이동해야 한다. 사전 예약 시 제공되는 안내사항을 꼼꼼히 확인하고, 복장은 가벼운 운동복과 트레킹화, 모자, 물 등 야외 탐방에 적합한 차림이 권장된다.

263_961_1722.png 회야댐 생태습지 공원 - 울주군 블로그

유모차, 휠체어 등 이동 보조기구 사용은 일부 구간에서 제한될 수 있으며, 반려동물 동반도 금지되거나 제한될 수 있어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단 한 달, 연꽃이 피는 이 계절에만 허락된 ‘회야댐 생태습지’. 자연과의 조화, 그리고 그 안에 스며든 사람들의 발자취가 함께하는 이 공간은 단순한 풍경 이상의 감동을 선사한다. 시간 안에 갇힌 이 특별한 정원은, 그래서 더 소중하고 아름답다.

263_962_1817.png 회야댐 생태습지 공원 - 울주군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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