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 투명한 바닷속 풍경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여행지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에 위치한 ‘장호항’은 그런 이들의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시키며 국내 최고의 스노클링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의 나폴리’라는 별칭을 가진 이곳은 곡선형의 해안선과 옴폭 들어간 항구가 조화를 이루며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수평선 위로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와 소박한 어촌 풍경은 마치 남유럽의 작은 항구 마을을 떠올리게 만든다.
장호항이 특히 인기인 이유는 투명카누와 스노클링 체험 때문이다. 2001년 어촌체험마을로 지정된 후,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양 액티비티가 도입되며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투명한 바닥의 카누를 타고 바다 위를 천천히 미끄러지듯 움직이면, 수면 아래 물고기들이 노니는 모습을 그대로 감상할 수 있다.
투명카누는 2인용과 4인용이 마련돼 있으며, 체험 시간은 약 30분이다. 안전구역 내에서만 운영되기 때문에 초보자나 어린이도 걱정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천천히 노를 저으며 바라보는 장호항의 해변, 방파제, 해상 케이블카 풍경은 그 자체로 힐링이다.
스노클링 천국, 장호항의 바다
장호항 바다는 유난히 맑고 물결이 잔잔해 스노클링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수심이 얕아 어린이도 구명조끼만 착용하면 안전하게 즐길 수 있으며, 수경과 스노클 장비만 준비하면 알록달록한 물고기 떼가 눈앞에 펼쳐진다.
스노클링 체험은 정해진 두 구역에서만 가능하다. 하나는 둔대암 아래 해역이며, 또 하나는 맨발체험장 인근이다. 특히 둔대암은 자연 방파제 역할을 해줘 바닷물이 비교적 고요하고, 바다에 들어가기 전 간단한 교육도 진행돼 초심자도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다. 체험 장비는 현장에서 대여하거나 개인 물품을 사용할 수 있으며, 입수 시 구명조끼 착용은 필수다.
한편 장호항에서는 색다른 바닷속 체험인 ‘씨워커(Sea Walker)’도 마련돼 있다. 산소 헬멧을 착용하고 바닷속을 걷는 방식으로, 수영을 못 해도 바다 속 생태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다. 다만 현재는 방역 지침에 따라 운영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인근에 더해보면 좋은 명소들
장호항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나오는 갈남항도 한적한 해안 마을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숨은 명소다. 붉은 등대와 하얀 등대가 서로 마주한 풍경은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로, 아늑한 내항과 해송이 어우러진 고요한 분위기가 인상 깊다.
또 다른 추천지는 ‘부남해수욕장’이다. 장호항에서 가까운 거리로, 하얀 백사장과 부드러운 파도가 특징이다.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아 비교적 여유롭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고, 장호항에서 체험 후 들르기에도 좋은 코스다.
숙박을 계획하는 이들을 위해 장호비치캠핑장도 준비돼 있다. 바닷가와 가까운 이 캠핑장은 바다 소리를 들으며 밤을 보낼 수 있는 최적의 피서 공간이다. 해가 지면 은은한 조명이 켜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하며, 가족 단위뿐 아니라 연인에게도 인기다.
방문객들은 “물빛이 상상 이상으로 맑다”, “카누 위에서 보는 바닷속이 영화처럼 느껴진다”며 호평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입장료 없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 부담 없이 찾기 좋고, 단순한 산책이나 사진 촬영만을 위한 방문도 환영받는 열린 공간이란 점도 매력적이다.
무더운 여름, 짙푸른 바다와 함께 이국적인 체험을 누리고 싶다면 장호항이야말로 최적의 여행지다. 한여름의 특별한 하루가 필요한 이들에게, 이곳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