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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보다 훨씬 조용하고 감동적이야

속이 뻥 뚫리는 무료 해안 산책로

by 다닥다닥

제주의 유명한 올레길보다 훨씬 조용하고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 해안 산책로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바로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닭머르 해안길’이다. 도민들 사이에선 오래전부터 입소문이 난 곳이지만, 여행객들에겐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덕분에 순수한 자연 속 산책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273_1000_5952.png 닭머르 해안길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지호

닭머르 해안길은 제주 해안누리길 50코스의 일부다. 시작점은 ‘닭머르 입구’지만 내비게이션 검색 시 ‘신촌리 어촌계 탈의장’이나 ‘해안누리길 50코스’를 입력하는 것이 정확하다. 본격적인 길은 이 지점부터 시작되며, 약 1km 구간의 평탄한 코스를 따라 30분 남짓 걸으면 제주의 바다와 억새, 바람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이 길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닭머르 바위’다. 마치 닭이 몸을 움츠리고 앉아 있는 형상으로, 이 바위는 제주 주민들에게 오랫동안 특별한 장소로 여겨져 왔다. 바위 주변에는 나무 데크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어, 바다를 끼고 걷는 맛이 일품이다.

273_1001_047.png 닭머르 해안길 - 비짓제주

노을과 억새가 빚어낸 감성… 가을이면 꼭 가야 할 이유


해안 데크 끝자락에는 작지만 운치 있는 정자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잠시 쉬어가기 좋은 포인트로, 정자에 앉아 파도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도심의 소음은 머릿속에서 말끔히 지워진다. 억새가 흔들리는 길을 따라 걷다가 노을이 지는 하늘을 바라보면, 그 순간이 마치 한 장면의 영화처럼 다가온다.


가을에서 초겨울로 넘어가는 시기, 닭머르 해안길은 그 어떤 계절보다 풍경이 극대화된다. 황금빛 억새가 해질녘 햇살을 머금고 흔들릴 때, 그 너머로 드러나는 제주 동쪽 바다와 암석 지형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자연이 만든 조명 아래서 남기는 사진 한 장은 그 어떤 관광 명소보다 값진 추억이 된다.

273_1002_149.png 닭머르 해안길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김지호

올레보다 더 ‘순수한 제주’를 느낄 수 있는 산책길


무엇보다 이 길은 대규모 관광지가 아니기에 여유롭고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상업시설이나 인파에 치이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제주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최적의 장소다. 인위적이지 않은 풍광과 적당한 거리, 그리고 계절마다 달라지는 경치 덕분에 재방문 의사도 높은 편이다.


최근 SNS와 블로그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올레길보다 더 감동적이다”, “바다와 억새, 석양이 만드는 힐링 코스”라는 후기가 늘고 있다. 단순한 해안 산책로 이상의 감성을 담고 있는 이 길은 제주를 다시 찾는 여행자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고 있다. 번잡함 없이 걷는 이 길에서, 마음은 어느새 고요한 바다처럼 잔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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