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비가 창밖을 때리면 어딘가 나가기도, 뭔가 하기도 애매한 장마철. 이럴 땐 집 안에서 짜릿한 스릴과 오싹한 공포에 몰입해보는 것도 색다른 피서법이다.
눅눅한 공기를 더 깊게 만드는 음울한 배경 속, 넷플릭스가 준비한 공포·스릴러 콘텐츠가 긴장감 넘치는 시간을 선사한다.
넷플릭스에는 단순한 공포를 넘어서 심리적 압박, 충격 반전, 사회적 메시지까지 다채롭게 담아낸 작품들이 가득하다. 그중 장마철에 어울리는 몰입감 높은 추천작들을 골라 소개한다.
전율을 부르는 심리·시간·공간의 스릴러
미국 영화 ‘Run(런)’은 병적인 모성애가 드러나는 심리 스릴러다. 휠체어에 의지하는 딸, 그녀를 극단적으로 보호하는 엄마 사이의 숨 막히는 진실이 빠른 전개와 충격적인 반전 속에 드러난다.
한국 스릴러의 대표작 ‘콜(Call)’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전화 한 통에서 시작된다. 전종서, 박신혜의 열연 속에 두 여성의 삶이 서서히 뒤엉키며, 시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뒤틀리는 전개가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고전 호러의 진수를 느끼고 싶다면 니콜 키드먼 주연의 ‘The Others(디 아더스)’가 제격이다. 고딕풍 대저택의 차가운 분위기, 어둠 속에 감춰진 진실, 마지막 반전까지 모든 것이 고전적이지만 여전히 유효한 공포다.
유럽 감성부터 슬래셔 감각까지, 한 편 더?
프랑스산 오컬트 스릴러 ‘Marianne(마리안느)’는 공포소설 속 캐릭터가 현실에 나타난다는 설정으로, 단숨에 몰입하게 만드는 전개가 특징이다. 시즌은 짧지만 여운은 길다.
10대들의 비밀이 살인을 부르는 청춘 슬래셔 ‘There’s Someone Inside Your House(너의 집 안에 누군가 있다)’는 경쾌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감각적 연출로 트렌디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풀숲 미스터리 ‘In the Tall Grass(인 더 톨 그래스)’는 폐쇄된 공간, 반복되는 시간, 알 수 없는 존재라는 스티븐 킹 특유의 요소들이 가득한 캐나다산 괴기 스릴러. 설명할 수 없는 불안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공포 그 너머… 생존과 메시지를 품은 작품들
‘The Platform(더 플랫폼)’은 상하로 구분된 감옥, 위에서 남은 음식을 아래로 전달하는 시스템이라는 독특한 설정 속에 계층, 탐욕, 생존을 철저히 파고든 스페인 영화다. 공포보다 더 무서운 건 결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미국 작품 ‘No One Gets Out Alive(아무도 살아서 나갈 수 없다)’는 이민 여성의 고시원 입주를 시작으로 벌어지는 기이한 현상과 불편한 진실을 다룬다. 공포를 통해 사회적 배제와 차별의 구조를 은근하게 꼬집는다.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건 넷플릭스의 간판 시리즈 ‘Stranger Things(기묘한 이야기)’다. 괴수, 초능력자, 정부 음모, 성장 스토리가 절묘하게 얽힌 이 작품은 시즌이 거듭될수록 더 넓고 깊은 세계관을 보여준다. 정주행을 위한 최고의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