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시즌이 다가오며 직장인들의 여행 계획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예년과 달리 올해는 해외 대신 국내를 택하는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6월 전국 직장인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름휴가 계획 및 정책 과제’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81.6%가 올여름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중 무려 83.5%가 ‘국내 여행’을 선택해, 일본이나 동남아를 겨냥한 해외여행 수요보다 현저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해외여행을 고려한 직장인은 8.5%에 불과했으며, 이 중 일본(50.9%)과 동남아시아(45.4%)가 주요 목적지였다. 이는 거리가 가깝고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인해 선호된 결과로 해석된다.
인기 1위는 단연 ‘강원권’
국내 여행지 선호도에서는 강원권이 34.9%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경상권(27.9%), 제주(22.4%), 전라권(20.0%)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원도는 맑은 해변과 울창한 숲길, 비교적 선선한 기후까지 더해져 올여름 피서지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선호하는 일정은 ‘2박 3일’이 38.9%로 가장 많았으며, 3박 4일(22.7%), 1박 2일(21.3%)이 그 뒤를 이었다. 장기 휴가보다는 짧지만 밀도 있는 휴식을 택한 ‘미니 휴가’가 직장인들 사이에 대세임을 보여준다.
평균 휴가비 53만 원… “먹고 쉬자” 경향 뚜렷
올해 직장인들이 계획하는 평균 휴가비는 1인당 53만5천 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9.4% 증가했다. 물가 상승과 함께 ‘소비형 휴식’을 즐기려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지출 항목 중에서는 ‘식비’ 비중이 74.8%로 가장 높았고, 숙박비(58.1%), 교통비(31.0%)가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소비 패턴은 자연 속에서 쉬고,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형태의 여행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령별로는 30대가 평균 66만6천 원으로 가장 많이 지출할 계획을 밝혔으며, 서울 직장인의 예상 지출은 평균 77만6천 원으로 전국 평균을 훌쩍 웃돌았다.
“경험보다 휴식”… 체류형 관광에 대한 수요 증가
여행 활동으로는 ‘자연 속에서의 휴식’이 49.3%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이어 맛집 탐방(21.0%)과 관광(20.2%)이 뒤를 이었다. 바쁜 일상에 지친 직장인들은 액티비티보다 고요한 쉼과 자연 속 힐링을 더 원하고 있는 셈이다.
숭실대 최자영 교수는 “요즘 직장인들은 활동보다 정적 체험에 더 높은 만족을 느낀다”며, “지자체나 관광업계는 이런 흐름에 맞춰 숙박·음식·체험이 결합된 체류형 관광을 기획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직장인들 “숙박 할인·지역화폐 혜택 원해”
정부에 기대하는 여름휴가 지원책으로는 ‘숙박권 할인’이 50.8%로 가장 높았고, 지역화폐나 지역사랑상품권 혜택 확대(36.5%), 교통비 할인(35.8%)이 뒤를 이었다. 이는 단기 체류 중심의 여행에서 실질적 소비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함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