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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리카 더위 잊게 만드는 도심 속 힐링 명소

by 다닥다닥

찜통더위로 악명 높은 ‘대프리카’ 대구에도,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주는 오아시스 같은 길이 있다. 바로 대구 수성구 고산동과 지산범물을 잇는 힐링 둘레길 ‘생각을 담는 길’, 그중에서도 ‘내관지길’이다.

289_1050_4448.png 내관지길 - 대구시 블로그

수성구청이 지난 7월 조성 완료한 이 길은 대구미술관에서 출발해 대구스타디움, 망월지, 유아숲체험원, 내관지, 청계사, 솔밭정 전망대로 이어지는 총 6.5km 구간이다. 전체 코스를 완주하면 왕복 13km에 달하지만, 일부 구간만 골라 산책하는 이들도 많아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특히 인기 있는 코스는 대구스타디움 보조경기장 주차장 인근에서 시작해 내관지와 청계사까지 걷는 왕복 2km 내외의 구간이다. 강렬한 빨간색 입구 문을 지나면, 곧 유건산 자락의 푸른 숲길이 펼쳐지며 마치 도시를 벗어난 듯한 고요함이 감돈다.

289_1051_4530.png 내관지길 - 대구시 블로그

저수지 위 데크교와 '생각하는 사람' 조각

‘내관지’라 불리는 저수지는 이 길의 중심부에 자리하며, 과거 ‘내환지’, ‘내곶지’로도 불렸던 지역 명칭의 유래를 담고 있다. 일제강점기 당시 행정구역 변천사를 품고 있는 이 공간은 단순한 저수지를 넘어 지역의 기억을 간직한 장소다.


내관지 중심을 가로지르는 ‘도탑교’는 나무 데크로 만들어져 양옆으로 기둥과 정자형 취수탑이 조화를 이룬다. 물 위에 앉아 바람 소리를 들으며 멍하니 풍경을 바라보면, 고요한 감성이 밀려든다.


도탑교를 건너면 내관지를 따라 이어지는 수상 데크와 임도 숲길이 만난다. 수상 데크길 한켠에는 쉼터가 마련돼 있고, 물속에서 솟아오른 삼각형 구조물 옆으로 앉아 있는 ‘생각하는 사람’ 뒷모습 조각상이 눈에 들어온다. 자연과 예술, 사색이 만나는 장면이다.

289_1052_4611.png 내관지길 - 대구시 블로그

도심 속 조용한 사색의 길

이번 산책로 조성은 자연 훼손을 최소화한 친환경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존의 왕벚나무 숲길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걷기 편한 데크와 쉼터, 수상 전망길 등이 추가됐다.


또한 곳곳에는 통나무 의자에 새긴 인생 문구, 소원 깃든 솟대, 대나무 터널처럼 오브제를 활용한 감각적 연출이 이어져 단순한 산책 이상의 경험을 제공한다.


길의 끝은 청계사 또는 진밭골로 이어진다. 특히 청계사에서는 산책의 고요한 여운을 마무리할 수 있으며, 인근 대구미술관, 라이온즈파크, 스타디움 등과 연계해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무더운 대구 한복판에서,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식는 길. 내관지길은 자연과 예술, 역사와 힐링이 조화된 도심 속 산책 명소로 손꼽힐 만하다.

289_1053_4651.png 내관지길 - 대구시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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