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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도 아닌데… 다녀오면 평생 기억되는 곳

한국의 지중해라 불린 나바론 하늘길, 9월에 더 특별한 이유

by 다닥다닥

제주에서 북쪽으로 1시간 남짓 배를 타고 닿는 추자도. 낚시꾼들의 섬으로만 알려졌던 이곳은 이제 ‘나바론 하늘길’이라는 이름으로 트레커들의 버킷리스트에 오르고 있습니다. 가을로 접어드는 9월, 이 길은 다른 계절과는 또 다른 매력을 드러내는데요, 단순한 관광이 아닌 감각을 깨우는 체험으로 다가옵니다.

431_1589_1427.png 나바론절벽 - 비짓제주


절벽 위를 걷는 아찔한 경험


나바론 하늘길은 상추자도 큰산에서 독산까지 이어지는 약 9km 구간의 해안 절벽길입니다. 폭이 1m 남짓한 구간도 있어 발걸음 하나에도 집중해야 하지만, 그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와 하늘은 잊을 수 없는 풍경을 선물합니다. 이름처럼 제2차 세계대전 영화 ‘나바론 요새’ 속 장면과 흡사한 절벽 덕분에 붙여진 별칭이죠.

431_1590_1518.png 나바론하늘길 - 제주시 블로그


가을에 더 빛나는 이유


여름철의 강한 햇살과 해풍은 이 길을 오히려 버겁게 느끼게 하지만, 9~10월은 선선한 날씨와 맑은 하늘이 걷기에 최적입니다. 낮의 따사로운 햇살, 저녁의 서늘한 바람 속에서 절벽 위 길은 더 드라마틱하게 다가옵니다. 파도와 바람이 안정적인 계절이라 탐방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장점입니다.

431_1591_1721.png 용둠범목제계단길 - 비짓제주


준비가 필요한 모험


나바론 하늘길은 화려한 편의시설이 전혀 없습니다. 쉼터도, 매점도 없이 오직 절벽과 바람, 바다가 동행일 뿐이죠. 따라서 출발 전 물과 간단한 간식, 튼튼한 신발은 필수입니다. 또 기상 악화 시 배편이 끊기거나 코스가 통제되기 때문에 사전 확인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자연이 허락해야만 열리는 길이기에, 그 불확실함이 오히려 매력으로 남습니다.

431_1592_1814.png 추자도 - 비짓제주


추자도의 새로운 얼굴


한때 낚시터로만 유명했던 추자도는 이제 걷는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섬이 되었습니다. 태고의 자연과 어촌의 일상, 절벽의 스릴이 한데 섞인 나바론 하늘길 덕분입니다. 인스타 감성의 카페는 없지만, 다녀간 이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한마디는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이 길에서 가장 많은 걸 느꼈다.”

431_1593_1843.png 추자도 - 비짓제주


도시의 소음을 벗어나 강렬한 감각의 전환을 원하신다면, 올가을 추자도의 나바론 하늘길을 걸어보시길 권합니다. 발걸음마다 스스로와 마주하는 시간이 되고, 바다와 하늘이 함께 쓰는 한 폭의 그림 속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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