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통제된 800년 은행나무, 1년 더 기다려야…
“800년 은행나무, 왜 올해는 못 보나”… 반계리 가을의 빈자리
강원 원주시 문막읍 반계리에 서 있는 천연기념물 제167호 은행나무는 수령이 800년에 이릅니다. 매년 가을이면 황금빛 잎이 장관을 이루며 전국에서 관광객을 불러모았지만, 2025년 가을만큼은 달라졌습니다.
반계리 은행나무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올해 3월부터 원주시는 은행나무 광장 조성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주차장 170면, 진입도로와 산책로, 야외무대와 조형물까지 포함된 대규모 정비 사업으로, 내년 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올가을 단풍철에는 나무 주변이 전면 통제되고, 관람은 공사 펜스 너머에서만 가능합니다.
“보존이 우선”… 새롭게 바뀔 은행나무 광장
원주시는 안전과 보존을 이유로 제한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참여해 ‘건강로드’와 문화 공간을 함께 조성하면서 단순한 경관 정비를 넘어 지역의 상징 공간으로 발전시키려는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공사가 끝나면 주차난 해소와 안전한 관람 환경 마련, 각종 문화행사 개최가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다만 은행나무 주변에 신축 건물이 들어서는 계획이 있어 경관 훼손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반계리 은행나무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올해 가을, 은행나무 대신 찾을 곳
아쉬움이 크지만, 원주의 가을 여행은 여전히 풍성합니다. 간현 관광지의 소금산 그랜드밸리에서는 출렁다리와 스카이워크 위에서 단풍 협곡을 내려다볼 수 있고, 발아래로 펼쳐지는 붉은 숲은 은행나무의 빈자리를 충분히 메워줍니다.
뮤지엄산은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미학이 살아 있는 공간입니다. 자작나무 숲길을 지나 미술관으로 이어지는 길은 자연과 예술이 맞닿는 가을 산책로로 손색이 없습니다. 종이박물관이나 제임스 터렐 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문화적 깊이를 더합니다.
여행의 완성, 원주의 시장 먹거리
원주 중앙시장은 지역의 일상을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칼국수와 국밥, 만두와 튀김 같은 소박한 음식이 여행자에게는 든든한 추억이 됩니다. 가을 풍경을 보고 난 뒤 시장에서 따뜻한 음식을 나누는 순간은 특별한 경험이 되죠.
반계리 은행나무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내년 황금빛을 기다리며
반계리 은행나무는 올해는 휴식에 들어갔지만, 2026년 가을에는 새롭게 단장한 광장에서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주차 걱정 없는 방문, 안전하게 정비된 산책로, 공연과 휴식을 곁들인 공간에서 800년 나무의 위용은 한층 더 감동적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올해는 원주의 다른 명소에서 가을을 즐기고, 내년엔 다시 돌아올 황금빛 장관을 기다려보는 것이 더 큰 설렘으로 이어질 듯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