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알프스 간월재, 억새철보다 깊은 매력
울산 내륙의 깊은 산줄기를 따라 들어서면 ‘영남 알프스’라 불리는 능선이 펼쳐집니다. 그 중심에 자리한 간월재는 사계절 내내 아름답지만, 특히 9월은 고수들이 가장 즐겨 찾는 시기입니다. 억새철의 화려함은 없지만, 대신 고요와 여유가 살아 있습니다.
억새 없는 간월재, 더 깊은 고요
대부분 간월재를 찾는 사람들은 은빛 억새가 능선을 뒤덮는 10월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고수들은 성수기 전인 9월을 더 높이 평가합니다. 붐비는 인파가 없고, 가을 바람이 서서히 불어오기 시작하는 시기라 능선에서 오롯이 풍경과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죠. 초록빛 초지가 남아 있어 풍경은 더욱 다채롭습니다.
사슴농장 코스, 가장 친근한 길
간월재로 가는 길 중 가장 인기 있는 루트는 배내골 사슴농장에서 출발하는 코스입니다. 약 6km, 1시간 반이면 오를 수 있는 완만한 길로 아이들과 함께 오르기에도 적당합니다. 길은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능선 풍경을 열어주며, 걷는 내내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힐링의 느낌을 더해줍니다. 성수기 전인 9월에는 이 코스에서 특히 한적한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더 높은 곳을 향한 발걸음
간월재에 도착했다고 여정을 끝낼 필요는 없습니다. 조금만 더 오르면 간월산 정상과 신불산까지 이어지는 길이 열립니다. 각각 800m, 1.6km 거리로 길지 않지만, 해발 1,000m를 넘는 두 봉우리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탁월합니다. 맑은 날이면 동해의 수평선까지 시야가 열리며, 고수들이 이 연장 코스를 추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여행자가 꼭 알아야 할 팁
울산역에서 출발하는 353번 버스를 이용하면 사슴농장 입구까지 도착할 수 있고, 자가용 방문객은 배내2공영주차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능선에 위치한 간월재 휴게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운영되어 간단한 간식과 음료를 준비하거나 잠시 쉬어가기 좋습니다. 다만 귀가 버스는 하루 7회로 제한적이니 미리 시간표를 확인해야 합니다.
성수기 억새철의 간월재는 분명 화려합니다. 하지만 고요와 여유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9월의 간월재가 더 특별합니다. 바람에 몸을 맡기고, 능선을 따라 홀로 걷다 보면 “이곳이 정말 한국 맞아?”라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고수들이 이 시기를 놓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