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꼭 경험해야 하는 10가지
“어디로 갈까?” 고민하던 어느 날,
유난히 흐리던 하늘 아래서 문득 떠오른 도시는 홍콩이었습니다.
일본 여행이 지겹다 느껴질 무렵, 새로운 감각을 자극해 줄 단거리 해외 여행지를 찾고 있었다면 홍콩은 그야말로 ‘딱’ 맞는 도시입니다.
동양과 서양이 겹쳐진 독특한 거리 풍경,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시간의 레이어, 여기에 쇼핑과 미식, 예술과 자연, 스릴과 감성까지 담은 곳.
요즘 같이 일본의 인기가 살짝 꺾이고, 상대적으로 물가가 비슷하거나 낮은 동북아 여행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홍콩은 다시 한번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11월부터 4월 사이, 건조하고 선선한 기후 덕분에 여행하기 좋은 계절.
물가는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성수기 숙박비는 약간 높을 수 있으니 미리 예약하면 좋겠죠.
자, 그럼 홍콩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반드시 위시리스트에 넣어야 할 열 가지, 하나씩 함께 살펴볼까요?
1. 피크 트램을 타고 빅토리아 피크에서 도시를 조망하라
사진으로만 보던 빅토리아 하버의 파노라마, 이제는 직접 눈으로 확인할 차례입니다.
피크 트램은 짧은 시간이지만 높은 경사를 오르며 스릴 넘치는 여정을 제공합니다. 마치 도시 위로 천천히 떠오르는 느낌이랄까요?
정상에서는 갤러리아부터 산책로까지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고, 무엇보다 노을이 질 무렵, 하늘이 붉게 물드는 순간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시간입니다.
아침 산책도 좋지만, 도시의 불빛이 켜지기 직전의 황금빛 풍경도 놓치지 마세요.
2. 홍콩의 딤섬, 이것만은 먹어야 해
룩유 티하우스(Luk Yu Teahouse)에서는 시간이 멈춘 듯한 전통 딤섬 문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대나무 찜통에 가득 담긴 딤섬이 테이블마다 쌓이고, 따끈한 향기와 함께 푸근한 분위기가 마음을 녹입니다.
혹시 차슈판이나 파인애플 번이 궁금하다면 캄와 카페(Kam Wah Café)나 선콰이헝(Sun Kwai Heung)과 같은 전통 '차찬텡(茶餐廳)'을 방문해 보세요.
홍콩 사람들의 일상과 접속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기도 합니다.
3. 문화와 예술을 사랑한다면, 시쿠 센터와 타이쿤
센트럴에 위치한 타이쿤(Tai Kwun)은 과거 영국 식민지 경찰서였던 공간이 예술과 문화의 중심지로 재탄생한 곳입니다.
건축적 아름다움에 전시와 레스토랑까지, 하루 종일 머물러도 좋을 정도로 풍성합니다.
서구룡 문화지구(Xiqu Centre)에서는 광둥 월극을 감상할 수 있고, 빅토리아 하버 건너에는 세계적인 작품들이 전시된 홍콩 예술 박물관도 있습니다.
거리로 나가면 삼수이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스트리트 아트 투어가 또 하나의 즐거움을 더해주죠.
4. 도심 속 자연을 정복하라 – 하이킹
‘도시 여행’이란 말은 홍콩에겐 반쪽짜리입니다. 이곳은 하이킹 천국이기도 하니까요.
드래곤스 백(Dragon's Back) 트레일은 비교적 쉬운 코스면서도 종착점에서의 풍경은 영화처럼 아름답습니다.
끝자락의 셱오 비치(Shek O Beach)나 빅 웨이브 베이(Big Wave Bay)에서 여유로운 식사를 즐기며 여정을 마무리해 보세요.
보다 모험적인 코스를 원한다면 맥리호스 트레일(MacLehose Trail)이나 선셋 피크(Sunset Peak)로 향하세요.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의 독특한 암석 지형과 광활한 자연은 또 다른 홍콩을 보여줍니다.
5. 티안탄 불상에서 사색의 시간을
268개의 계단을 오르면 마주하게 되는 34m 높이의 티안탄 불상(Tian Tan Buddha).
사진보다 훨씬 압도적인 이 거대한 불상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고요해지는 힘이 있습니다.
바로 옆 포린 수도원(Po Lin Monastery)은 조용한 명상의 장소이며, 옹핑 360 케이블카는 공중에서 바라보는 홍콩의 또 다른 모습을 선물합니다.
6. 홍콩의 밤은 낮보다 뜨겁다 – 나이트라이프
해가 지면 홍콩은 다시 깨어납니다. 고층 빌딩을 배경으로 한 파핀제이(Popinjays)의 테라스에서 마시는 칵테일 한 잔은 하루의 끝을 고급스럽게 마무리해 줍니다.
그 후에는 Coa에서 멕시코 영감을 받은 창의적인 칵테일을 즐기거나, The Pontiac의 주크박스 사운드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아마조니아에서 커버 밴드의 라이브 공연으로 밤을 불태우세요.
7. 홍콩의 스카이라인을 다양한 시점에서
스타의 거리(Avenue of Stars)는 이소룡 동상과 함께 인증샷을 남기기 좋은 명소입니다. 하지만 진짜 하이라이트는 매일 밤 8시에 시작되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Symphony of Lights).
색다른 각도에서 감상하고 싶다면 홍함과 쿤통 해안 산책로, 레이유문(Lei Yue Mun), 또는 고층의 Sky100 전망대와 홍콩 대관람차를 이용해 보세요.
낮과 밤, 각각의 시점에서 도시를 바라보는 느낌은 전혀 다릅니다.
8. 테마파크의 짜릿함 – 오션파크 & 디즈니랜드
40년이 넘은 전통의 오션파크(Ocean Park)는 아이들에게는 꿈의 장소,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자극하는 곳입니다. 다양한 해양 생물과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까지 하루가 금세 지나갑니다.
홍콩 디즈니랜드에서는 미키와 미니, 스페이스 마운틴, 토이 스토리 랜드 등 동심으로 돌아가는 경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짧은 일정이라면 하루 만에 즐기기엔 욕심이지만, 딱 그만큼 알찹니다.
9. 경마장 속의 홍콩을 만나라
해피 밸리 경마장(Happy Valley Racecourse)은 홍콩 시민들의 애정이 듬뿍 담긴 스포츠 현장입니다. 수요일 밤마다 펼쳐지는 경마 경기는 단순한 도박이 아닌 축제에 가깝죠.
입장료도 저렴하고 먹거리도 다양하며, 관람석에 울려 퍼지는 함성은 그 자체로 전율을 안겨줍니다. 단, 예약이나 입장 조건은 미리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하세요!
10. 진짜 홍콩을 만나는 셀프 가이드 투어
마지막으로, 진짜 '로컬'을 만나고 싶다면 삼수이포(Sham Shui Po)나 센트럴의 그라함 스트리트(Graham Street) 시장, 그리고 서구룡 문화지구를 걸어보세요.
거리의 장인들, 오래된 건물, 골목길의 숨은 맛집과 부티크, 기발한 카페들. 천천히 걷다 보면 관광객이 아닌 여행자로서의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한가한 하루에는 사이쿵(Sai Kung)까지 발걸음을 뻗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여행은 결국 ‘어디를 갔는가’보다 ‘어떻게 느꼈는가’입니다.
홍콩은 작지만 촘촘하고, 낯설지만 따뜻합니다.
이 리스트의 10가지 체험은 여러분의 여정을 더욱 깊고 풍요롭게 만들어줄 소중한 출발점이 되어줄 겁니다.
혹시, 이 중에서 가장 기대되는 장소는 어디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