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알짜배기 도시 원주
“강릉은 바다, 춘천은 닭갈비”
강원도를 여행한다 하면 늘 이 둘 중 하나였다.
그런데 최근 한 친구가 다녀온 여행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처음으로 원주라는 도시에 귀가 쫑긋해졌다.
“소금산 출렁다리 걸어봤어? 진짜 다리가 덜덜 떨릴 정도야. 근데 너무 멋있어.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면 그냥 다른 세상”
강원도 하면 바다를 먼저 떠올리던 내게, 이런 ‘산속 명소’는 분명 새로웠다.
마침 2025~2026 강원 방문의 해를 맞아 이달의 추천 여행지로 원주시가 선정됐다는 소식.
이건 뭔가 제대로 된 원주 탐방의 타이밍 아닌가 싶었다.
그럼, 원주에선 어떤 특별한 여행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출렁’ 거리는 아찔함의 미학, 소금산 그랜드밸리
이곳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릴 만큼 그 존재감을 인정받은 명소다.
게다가 지난 2월 25일, 케이블카까지 개통되며 접근성까지 한층 좋아졌다.
10인승 케이블카는 간현유원지에서 소금산 출렁다리까지 약 1km 구간을 운행한다.
유리창 너머로 펼쳐지는 풍경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산과 강, 하늘이 겹겹이 펼쳐지는 그 장면 앞에서 괜스레 숨이 차오른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높이 100m, 길이 200m의 산악보행교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바닥이 출렁이는데, 그 느낌이 단순한 아찔함이 아니다.
말 그대로 절벽 위에서 바람과 마주하는 경험.
양 옆으로 펼쳐진 기암괴석과 푸른 삼산천이 함께 어우러져 마치 자연이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낸 듯한 풍경이 완성된다.
출렁다리에서 조금 더 나아가면 만날 수 있는 ‘소금잔도’는 그야말로 짜릿함의 결정판이다.
고도 200m의 절벽에 매달린 360m의 길, 그리고 그 끝에 자리한 스카이타워 전망대에서는 원주의 대자연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쯤 되면 심장이 울렁거리겠지만, 진짜 울림은 따로 있다.
출렁다리의 두 배 길이인 '소금산 울렁 다리', 총길이 404m.
이 다리를 건너는 순간엔 말 그대로 마음까지 덜컹거린다.
긴장과 경외, 흥분이 뒤섞이는 이 다리는 단순한 스릴이 아니라 자연과 나 사이의 거리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준다.
그리고 조용히 사색하고 싶다면 700m 길이의 데크산책로로 향해보자.
거친 풍경을 뒤로한 채, 소금산의 숨결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는 코스다.
힘겹게 걷기보다 가볍게 걷고, 풍경을 곁에 두고 싶을 때 이 길이야말로 최고의 선택이다.
‘종이’에서 시작되는 예술의 울림, 뮤지엄산
소금산에서 벗어나 조금 더 깊은 여정을 이어가고 싶다면, 뮤지엄산(Museum SAN)이 제격이다.
이곳은 원주 지정면의 월송리, 자연 한가운데 자리한 전원형 뮤지엄이다.
많은 MZ들의 인생샷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연결을 끊으려면 연결하라'— 단절을 통해 소통을 얻는다.
그 슬로건처럼 이곳은 문명의 번잡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자연과 예술 사이에서 새로운 감각을 회복하게 해 준다.
입구부터 오솔길이 시작된다.
플라워가든과 워터가든, 잔디로 이어진 여정 끝에 모습을 드러내는 본관 건물.
사각, 삼각, 원형의 구조가 어우러진 건축은 대지와 하늘, 사람과 예술을 이어주는 하나의 구조물처럼 느껴진다.
제임스터렐관에서는 빛과 공간이 만들어내는 감각의 환상을 경험할 수 있다.
잠시 눈을 감았다 뜨면, 세상이 달라진 것 같은 착각.
그저 보고 걷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건축, 예술이 함께 호흡하는 체험이다.
그리고 소금산 그랜드밸리 티켓만 있다면, 뮤지엄산 입장료가 20% 할인된다니!
이건 그야말로 감성 충전까지 생각한 여행 설계 아닐까?
걷는 만큼 나를 알아가는 길, 치악산둘레길
혹시 '강원도의 길'이라 하면 제주 올레길, 해파랑길 같은 해안길만 떠올리셨다면
이번엔 완전히 다른 매력의 길을 만나볼 차례다.
바로 치악산둘레길,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코스인 운곡솔바람숲길이다.
치악산은 해발 1,288m의 비로봉을 중심으로 원주시와 횡성군에 걸쳐 있는 험준한 산세를 자랑한다.
그러나 둘레길은 그 험함을 피해 걷기 좋은 숲길과 마을길, 흙길로 구성돼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총 139.2km, 11개의 코스로 이루어진 이 길은 마치 한 폭의 산수화 속을 거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바다가 아닌 산의 결을 따라 이어진 이 길에서는 ‘조용한 자연과 나’만이 존재한다.
길 곳곳에는 스탬프 인증대와 안내표식이 마련되어 있어 여행자에게 작은 성취감을 안겨준다.
치악산둘레길은 소박하면서도 강인하다.
바다를 닮은 길들이 섬세하고 여성스럽다면, 이 길은 마치 거친 남자처럼 투박하고 직선적이다.
그래서 더욱 선명하다. 사계절이 뚜렷한 팔색조의 매력, 그것이 바로 치악산이다.
놓치면 아쉬운 할인 이벤트
3월 한 달간, 원주를 찾는 이들을 위한 혜택도 가득하다.
소금산 그랜드밸리 티켓 소지 시 → 뮤지엄산 20% 할인
원주 순환형 시티투어버스 → 5,000원 → 4,000원 (20% 할인)
오크밸리 숙박 패키지 : 골프빌리지 31평 노블 객실 1박 + 뮤지엄산 통합 관람권 2매 + 더밸리키친 조식 2인 / 총 14만 원 상당 혜택 (4월 30일 체크인 기준) / 예약은 오크밸리 통합예약센터(1588-7676)
이제는 ‘원주’라는 이름에 주목할 때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 묻고 싶다.
강원도에서 여유와 스릴, 예술과 자연, 산책과 치유를 모두 즐길 수 있는 도시가 어디일까?
그 답은 이제, 너무도 분명해졌다. 원주다.
3월,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망설이지 말자.
출렁이는 다리 위에서 느낄 떨림, 케이블카 창밖으로 스치는 산자락, 고요한 뮤지엄의 정원, 그리고 치악산의 숨결.
이 모든 것을 한 도시 안에서 경험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올해 최고의 여행’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원주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순간을 담아 오고 싶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