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술 애호가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최근 지역별 양조장을 중심으로 전통주와 수제맥주를 직접 맛보고 빚어보는 체험형 여행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가장 주목받는 장소는 경기 포천의 산사원, 충남 당진의 신평양조장, 경북 안동의 맹개술도가, 그리고 제주도의 제주맥주 양조장이다.
경기 포천, 느린 막걸리 체험부터 시음까지
먼저, 경기 포천에 위치한 ‘산사원’은 전통주 기업 배상면주가가 운영하는 복합 전통술 문화공간이다. 맑은 물로 유명한 포천의 지리적 특성을 살려 깊은 술맛을 자랑하는 이곳은 전시, 체험, 시음까지 가능한 원스톱 양조장이다.
전통술박물관에서는 소줏고리, 술독 등 한국 술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으며, 시음 체험존에서는 산사춘과 느린마을 막걸리, 계절 칵테일까지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특히 100년 전 가양주 문화를 재현한 술 빚기 체험은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끈다. 쌀과 누룩, 물만으로 술을 빚고 완성된 술을 가져갈 수 있어 전통주 문화를 직접 체득할 수 있다.
충남 당진, 깔끔한 생막걸리의 매력
다음으로 소개할 곳은 90년 역사를 자랑하는 충남 당진의 ‘신평양조장’이다. 1933년에 문을 연 이 양조장은 3대째 전통을 이어오며 막걸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명소다.
대표 술인 ‘백련 생막걸리 스노우’는 청와대 공식 건배주로도 채택된 바 있으며, 연잎의 향과 맑은 맛이 조화를 이룬 이 막걸리는 다른 막걸리들과는 확연히 다른 깔끔함을 자랑한다.
방문객들은 양조갤러리에서 막걸리 제조 과정을 직접 살펴보고, 쌀 창고를 개조한 양조뮤지엄에서는 연잎 막걸리를 직접 빚어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체험 후에는 만든 막걸리를 집으로 가져가 발효시키며 원주의 맛을 기대할 수 있어, 술을 좋아하는 이들뿐 아니라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좋은 경험이 된다. 아울러, 한지 무드등 만들기와 천연 아로마 입욕제 만들기 같은 부가 체험도 아이와 함께 즐기기 좋다.
경북 안동, 국내 유일 밀소주 양조장
전통주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술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경북 안동의 ‘맹개술도가’를 추천한다. 안동 도산면 깊숙한 맹개마을에 위치한 이곳은 국내 유일의 밀소주 양조장이다. ‘진맥’이라 불리는 이 소주는 16세기 조리서 '수운잡방'에서 영감을 받아 복원된 것으로, 통밀로 빚은 진귀한 맛이 특징이다.
맹개술도가까지 가는 길도 특별하다. 낙동강 물길을 건너야만 도달할 수 있는 이 오지 마을은 풍경부터 비범하다. 투어는 트랙터를 타고 밀밭과 숙성고를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해, 소주의 숙성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다양한 도수의 소주를 시음하며 마무리된다.
맹개마을은 2024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체험휴양마을이기도 하며, 자연 속 고립된 쉼을 찾는 여행자들에게도 이상적인 장소다.
제주, 산뜻한 맛이 일품인 위트 에일
현대적인 감성과 제주 특유의 청량함을 느끼고 싶다면 ‘제주맥주’ 양조장을 빼놓을 수 없다. 제주도 제주시 한림읍 금능해변 인근에 자리한 이곳은 대표 상품인 ‘제주 위트 에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제주 화산 암반수와 감귤 껍질을 원료로 한 산뜻한 맛이 특징이며, 오감을 자극하는 양조장 투어로 매년 수많은 방문객을 맞이한다.
투어에서는 맥주의 원료, 제조 과정 등을 도슨트와 함께 알아보고, 시음권으로 샘플러 4잔을 맛보는 시간이 제공된다. 특히 금능해변의 색을 닮은 청량한 인테리어와 오픈 펍, 브랜드 숍 등 다양한 즐길 거리도 있어 제주의 젊은 여행객들 사이에서 SNS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