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반장이 된 딴딴이
오늘은 길고 길었던 산후 조리원에서 마지막날이다. (18개월 전)
와이프도 햇빛을 못 본 지 3주가 넘었다. 산후조리원을 떠날 때 아쉬움이 느껴진다는데 너무 홀가분한 기분이다. 마치 제대의 감정이랄까? 당장 둘째 계획이 있는 입장에서 추후 산후조리원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대화를 했다. 가지 말고 차라리 그 비용으로 산후도우미를 길게 쓰는 것! 아님 가더라도 최대한 짧은 기간을 선택하자고 했다. 그래도 청소, 밥, 빨래 등 스트레스는 없었으니 그 점은 만족스럽다.
산후조리원 실장님께서 어제 딴딴이가 예비 반장이 됐다고 했다. ㅎㅎㅎ 현 반장이 오늘 졸업을 했기에 반장이 됐다. 왕고가 돼서 의젓해졌다. 평소와 다르게 눈물도 적고 눈도 또박또박 잘 뜬다. 초점책도 집중해서 잘 보고 밥도 잘 먹는다. 엄마 모유를 30분을 먹고 분유까지 100ml를 먹는다. 몸무게가 3.12kg에서 이제 4.6kg이 됐다.. 탄생 18일 차 먹고 자고 먹고 자고의 위력인가. 하루에 100g씩 찌고 있다. 그래서 태어날 때 샤프했던 이목구비는 점점 포동포동 살에 파묻히고 있다. 그래서 더 귀엽달까? + 오늘 드디어 탯줄이 떨어졌다. 반장 됐음을 과시하고 싶었나 보다. "이게 너와 나의 눈높이다."
아무튼 아들의 첫 번째 권력 획득에 알 수 없는 뿌듯함이 느껴졌다. 비록 하루면 사라지는 힘이지만 ㅎㅎ
사실 어제 청렴 워크숍이 있어서 1박 2일 외박을 하고 왔다. 모처럼 일탈(?)이라서 정신없이 놀았다. 특히 타 교도소 등 법무부 직원들이 모여있는 자리라 흥미로운 대화가 오갔다. 남자 99% 직장에 근무해서 그런지 여자 직원들이 섞여있다는 것만으로 즐거웠던가... 너무 들떠서 와이프에게 연락도 안 하고 정신없이 술만 퍼마셨다. 난 술이 술을 부르는 타입이라 절제를 잘해야 하는데 ㅠ 만취해 버렸다. 카톡으로 와이프가 몸이 조금 불편하다고 말했다. 평소 같으면 공감해 주고 "많이 아파" 정도의 리액션을 했을 텐데 술 취해서 답장으로 "아 재밌다 ~"라고 쓸데없는 소리를 했다. 그리고 그다음 이어지는 대략 40줄 정도의 장문 글.... 망했음을 깨달았다. 최대한 정신을 차리고 미친 듯이 사과했다. 생각해 보면 아이가 태어난 지 20일도 안 됐는데 외박을 하는 미친 남편이었다.
예전에 고등학교 수학 선생님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남자가 조심해야 할 3가지: 술 여자 도박(마약)
"술 독에 빠지면 부모도 못 알아보고, 여자 빠지면 잘라야 끝나, 도박 죽어야 끝나, 마약 주변까지 끝나."
오늘은 반성데이. 딴딴이가 건강하게 자랄 때까지 나를 희생하자.(당장 다음 주 월요일 풋살하고 싶었는데 참는다.)
(술 거하게 마시고 새벽 1시쯤 숙소에 도착했는데 입구에 LG트윈스 차량이 있었다. 나랑 같은 숙소에서 묵는구나! 마침 타이밍이 체크인 시간이라 선수들을 많이 봤다. 잠실에서 3연패 스윕을 당하고 4위로 내려가서인지.. 표정이 어두웠다. 참고로 난 기아팬이다. -24년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