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아빠의 목욕 연습
산후조리원 - 회사 - 산후조리원 - 회사 출근을 하다 보니 피로가 쌓이기 시작한다. 그래도 오늘 유의미한 일을 했으니 가볍게 적어봐야지. 와이프한테 19:30까지 조리원으로 오라는 명을 받았다. 조리원 실장님께서 딴딴이 목욕하는 법을 알려주신다고.... 그렇게 빗길을 뚫고 도착! 도착하자마자 기분이 좋아졌다. 해맑게 웃고 있는 아이가 나를 반겨주니 피로가 사라지는 기분이다. 오늘따라 유난히 눈을 뜨고 있다. 평소 같으면 먹고 자고 먹고 자고의 반복인데 이상할 정도로 아빠를 바라본다. 딴딴이는 호기심이 많은 아이 같다. 조리원 첫날 3.4에서 4KG이 됐다. 대략 0.6KG 쪘을 뿐인데 얼굴 형태가 변하고 있다. 처음엔 날렵한 느낌이었다면 이제 점점 아이다운 통통함이 차오른다. 볼이 포동포동하고 피부가 부드러워서 미친 듯이 뽀뽀하고 싶다. 그렇지만 참아야지.. 세균에 취약하다고.. 절대 못하게 한다. 단지 지금은 아이 살 향기를 맡으면서 피부를 비비는 정도만.ㅎㅎㅎ
19:30 신생아 실에서 호출 콜이 왔다. 손 씻고 면역 가운 + 몸 전체를 소독하고 신생아실로 입장! 간단하게 분유 타는 법과 집에 가서 할 일 등 패턴을 알려주셨다. 뭐 크게 어려울 건 없어 보인다. 이제 목욕 교육! 우선 세팅을 하자. 씻고 말리고 옷 입히는 시간이 10분이 넘어가면 안 된다고 한다. 신생아는 체온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빨리 하지 않으면 감기가 든다. 그렇게 목욕물 온도 체감도 해보고 얼굴부터 몸 씻는 것까지 배웠다. 직접 하는 건 아니고 눈으로만 봐서 확 와닿진 않았다. 그래도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아이가 물을 싫어하지 않아서 놀랍다. 뭔가 엄마의 뱃속과 비슷한 느낌이려나? 오히려 신나서 크게 눈을 뜨고 양팔과 다리를 움직인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모습을 몇 년 지나면 볼 수 없다는 게 아쉽다. 하지만 이런 러블리함도 집에 돌아가는 순간 사라진다고 한다. 수면 부족 + 내 취미 시간 삭제 + 육체적, 정신적 희생 등 많은 요소들이 날 기다리고 있겠지. 아침에 일어나선 리그오브레전드 사우디컵 하이라이트를 봤다. 내가 좋아하는 T1의 결승 무대는 한 번도 라이브로 안 본 적이 없는데.... 언제 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ㅠ 롤을 언제 마지막으로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금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가끔은 아주 조금 둘이 있을 때가 그립다. 또 혼자 있던 시절도 그립다. 참고로 목욕 후 아이와 아빠의 영상 촬영 시간이 있었는데, 실장님이 딴딴이로 빙의해서 마무리 멘트를 날리셨다.
"아빠 오늘 즐거웠어요. 앞으로 목욕은 아빠가 해주세요~ 고마워요."
문득 회사 출근이 즐겁다는 선배들의 말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