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9편] 드디어 집으로 도착

전쟁이 시작됐다.

by 딴딴한 육아
519YGAObEQfv0QMlEMwwT.jpeg "여어 히사시부리!"


드디어 산후조리원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도착. 오자마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지 아이가 울기 시작한다. 왜!! 저기선 조용했는데 이곳에 오자마자 우는 거지? 아직 짐 정리도 못했는데 급한 대로 아이의 울음을 멈추기 위해 노력했다. 안아주고 토닥여줌과 동시에 분유통을 씻어두지 않아서 와이프가 3분 동안 지속딜을 넣었다. 몸과 마음이 동시에 아파왔다. 그럼에도 반성하고 차근차근 하나씩 정리했다.


분유 통 정리 + 산후조리원 짐정리 + 아이 콧물 빼주는 기계 + 물티슈 + 역류방지쿠션 세팅 + 방수 패드와 쿨 매트 + 앞으로 한 달간 입을 옷까지 정리했다. 그러던 중 딴딴이가 아주 시원하게 응아를 지렸다. 뿌직 소리와 함께 기저귀 교체와 엉덩이를 씻기를 했다. 똥을 내 손으로 닦는 건데 하나도 더럽지 않았다. 아이 똥이라 냄새가 안나는 것도 있지만 이제 부모가 되는 것 같다고 느꼈다. 80% 정도 정리를 하고 좀 쉬어보려 했는데 오늘따라 아이가 더욱 거세게 울기 시작했다. 기저귀를 보니 또 똥을 쌌다. 집에만 오면 미친 듯이 똥을 싼다던데 정말이었다. 좀 쌀 거면 시원하게 한방에 싸주길 바라는데 찔끔찔끔 기저귀만 소모되고 있다. 그렇게 쪼금씩 지리는 똥에 기저귀를 4번쯤 갈 때였다. 엉덩이 부위를 건조하는 중에 무언가 미사일이 내게 날아왔다. 내 가슴 쪽으로 오줌 미사일이..... 진짜 아니 소리가 계속 나온다. 아니!!! 이렇게 멀리 날아온다고? 천부적인 반사 신경으로 오줌 미사일을 손으로 방어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끊임없이 발사하는 오줌발에 절망했다... 역시 대소변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더니 해맑게 웃기 시작한다. 젖은 옷을 빨래에 넣고 샤워를 하고 왔다.

CjdOyW_RpceOVgRawTlt0.jpeg (분유 중간에 뺄 때 딴딴이 표정)


An6Lf_-Hr8COCH6erD2DS.jpeg (분유 다 먹은 표정: 외할머니에게 안김)

모유 수유에 대해서 고민이 많다. 우선 아이가 분유를 워낙 좋아한다. 먹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근데 아무래도 엄마의 모유는 분유만큼 콸콸 나오지 않기 때문에 먹다가 제풀에 지쳐버린다. 모유를 먹기 위해서 분유의 10배? 정도 빠는 힘이 필요하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의 조언에 따르면 조금만 힘내면 나중에 모유도 편하게 먹일 수 있다는데 여간 어려운 일은 아니다. 우선 2시간 텀마다 맘마를 줘야 하기 때문에 선잠을 자는 건 기본이고 모유를 먹지 않는다면 몇 십 분이고 아이와 무료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런 과정이 육아의 어려움이겠지만 솔직히 분유를 잘 먹기 때문에 모유를 끊고 분유를 주는 건 어떨지.. 꼭 모유를 줘야 하나. 또 모유를 주면 음식도 조심히 먹어야 한다. 당장 출산 후 아이 탄생 기념으로 먹으려 했던 위스키 + 사케가 있는데.. 봉인을 풀지도 못하고 있다. 뭐 막상 와이프는 딱히 먹고 싶은 건 없다고 하는데 보는 내가 불편하다. 개인적인 바람은 이번 달까지만 모유수유를 하고 다음 달부턴 분유만 줬으면 좋겠다.


오늘 회사에 출근했더니 내 자리에 웬 선물이 하나 있었다. 우리 회사 보안과장님이 아기 옷을 사주셨다고 한다. 깜짝 놀랐다. 솔직히 직원이 700명인데 일개 부하직원을 챙겨주다니.. 저출산 시대에 나라를 위해 애국을 했는데 소소한 선물을 주고 싶다고 했다. 내가 출근하지도 않았는데 내게 전달까지 해주니... 나는 감사의 인사도 못 드렸다.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상급자가 신경 써준다는 점에 감동했다. 월요일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지만 금요일을 마지막으로 다른 교도소로 전출을 가셨다. 이제 아마 같이 일할 일은 평생 없을 테지. 떠나는 전날 이런 감동을 주고 가시다니!! 법무부 직원 사이트에 감사인사를 올리려다 괜히 내 글로 인해 앞으로 만나는 직원들에게도 선물을 줘야 하는 부담감이 생길까 봐 참았다. 그래도 꼭 꼭 전화까지는 아니더라도 문자로 연락을 드려야겠다. 그리고 나도 후배들에게 이런 멋진 선배로 기억되고 싶다.

나를 희생하고 모두가 꺼려하는 일을 도맡고 후배에게 따뜻하며 선배를 존중하는 멋진 교도관이 되야겠다.

uwEpUe6QJcEAl8iCHES9E.jpeg (아가방 풀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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