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10편] 구.. 해... 줘

나에게 샹크스가 와준다면..

by 딴딴한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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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집에 온 첫날 야간 근무로 위험을 헷지 했다. 넋이 나간듯한 와이프의 카톡을 보긴 했지만 내가 현재 해야 할 일은 '근무'기에 애써 외면했다. 드디어 하루를 온전히 함께 보내는 첫날. 아! 왜 사람들이 육아를 하면 정신없다는지 알겠다. 일단 끊임없이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 왜 우는 걸까? 배고파서? 졸려서? 그것도 아니면 어디 아파서? 전혀 모르겠다. 안아도 보고 젖병도 물려보고...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아이를 달랬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 아침 9시에 시작된 전쟁이 23시에 끝이 났다. 사실 끝났다고 하기엔 새벽 1시에 다시 일어날 예정이라..ㅜㅜ 우선 알람을 맞춰뒀다. 아 출근이 하고 싶다. 불행하게 내일도 쉬는 날이다. 오랜만에 내 책무를 다른 이에게 전가하고 싶은 날이다. 물론 나만의 일은 아니다 공동의 책무기 때문에 완벽하게 떠넘기는 건 아니다.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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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초보 육아 아빠지만 느끼는 게 있다. 육아는 여자 혼자서 하기엔 너무 버거운 일이다. 이 작은 생명체가 어찌나 손이 많이 가는지.. 겨우 5KG도 안 되는 녀석을 드는데 체감상 20KG 덤벨을 드는 기분이다. 똥기저귀 교체도 여전히 어렵고 특히 엉덩이 씻기기는 너무 힘겹다. 베이비페어에 가서 상업적 유혹에 넘어가서 구매했던 360도 돌아가는 수전도 크게 유용하지 않다.. 물 온도 맞추기도 어렵고 뒤집어서 엉덩이에 물을 쏴주려고 하니 딴딴이가 미친 듯이 움직인다. 아직은 그래도 해볼 만한 몸무게지만 여기서 5KG이 더 나간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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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울음은 어찌나 거센지, 산후조리원에 있었을 때와 전혀 달랐다. 이제는 우는 이유도 모르겠다. 잠이 와도 울고 뭔가 기분이 나빠도 운다. ㅠㅠㅠ 그럼에도 너무너무너무너무나 사랑스럽다. 나에게 이런 감동적인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아이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내 가슴이 떨려온다. 저 작은 손가락이 하나씩 움직일 때, 작은 얼굴(?)은 아니지만 내게 푹하고 기댈 때, 아이 배에서 복식호흡을 하며 내 심장과 동조하는 기분이 너무 좋다. 솔직히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신체적, 정신적 괴로움은 아니다. 지금 느끼는 힘듦은 내 취미 생활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당장 달리기 하고 싶고 친구들과 풋살 하러 롤 한판 심지어 하기 싫은 공부까지도 하고 싶다. 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이에게만 집중한다면 육아는 그렇게까지 힘든 일은 아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아! 육아도 중요하지만.. 달리기는 진짜 해야 하는데 대회까지.. 2달도 안 남았다. 10KM를 과감하게 신청했는데 한 번도 뛰어보지 못했다. 낙오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ㅠㅠㅠㅠ 원피스 정상전쟁 때 샹크스가 떠오른다.


"이 전쟁을 끝내러 왔다."


내일 드디어 신청했던 산후 도우미 관리사 분이 오신다. 나에게 샹크스가 될 것인지.. 기대해 보며 짧은 수면에 빠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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