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11편] 육아와 전쟁

모로반사는 막을 수 없는가

by 딴딴한 육아
9NGCqsoTIjML2ccw09tGy.jpeg 오늘도 승리한 왼팔!

육아 전쟁이 시작됐다. 이제 3일 차. 나는 회사로 급하게 대피했다. 주간 근무가 정신없이 바빴지만 마음의 안정이 느껴졌다. 또 럭키하게도 다음날은 야간이다. 오전에 아이를 돌보고 회사에서 심신의 안정을 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전쟁은 내가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와이프의 긴급한 카톡이 왔다. "딴딴이가 안자..." 자기 낮에 1도 쉬지 못했다며 미친 듯이 우는 아이를 달래는 게 너무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 말이 중요했다. "내일 야간 근무 가지 마." 아 젠장. 은 아니고 왜냐고 물어봤더니 이틀 연속 병원도 가야 하고 등등등 일단 초기에는 좀 같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ㅠㅠㅠ 돌봄 특휴를 사용했다. 원래 예정대로면 오늘 야간에 회사에 가서 밀린 일기도 쓰고 안 본 글 들도 감상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야 했는데, 아이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됐다.


딴딴이 울음소리는 엄청나다. 어제 퇴근하고 저녁쯤 엄마와 영상통화를 하는데 30분 내내 울음을 멈추지 않는다. 신생아는 울고 먹고 자는 일상의 반복이라지만 어찌나 서럽게 우는지 가슴이 아팠다. 쪽쪽이를 물리면 차분해진다. 아마 무는 욕구, 먹는 욕구가 강한 아이 같다. 한 달 이후에 물리라고 적혀있지만 우리는 암묵적으로 모유수유를 이번 달까지만 할 예정이라서 급할 땐 쓰기로 했다. 모유량이 꽤 많아 아쉽긴 하지만 아이 엄마가 너무 힘들어하기 때문에 하는 데까지 해보고 그만하고 싶을 때 분유를 사용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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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태열이 올라온 딴딴이)

우리는 밤에 두 타임으로 시간을 나눠 아이를 돌본다. 선·후번 근무. 선번은 22시~2시, 후번은 2시~6시 근무다. 교도관 야간 수면 시간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시간이라 서로 피곤한 상황에 맞게 한 사람은 몰빵 해서 잔다. 나는 최대한 배려받는 선번을 주로 한다. 와이프가 육아 휴직 중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낮잠을 잘 여유가 있어서 그렇다. 오늘은 야간 특휴를 사용했기에 후번 근무를 하고 있다. 다행히 아이가 맘마를 먹고 깊은 수면에 빠져서 이렇게 글을 쓸 여유가 생겼다. 10분에 한번 색색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제발 울지 않길 바라고 있다.


최근 왜 이렇게 우는지 고민해 보니, 모로 반사 때문인가 싶다. 신생아는 몸을 가누지 못해 양팔, 다리를 미친 듯이 저어대는데 딴딴 이는 특히 심하다. 사실 다른 아이가 어느 정돈지 모르기 때문에 비교군은 없지만.... 아무튼! 심하다. 속싸개를 해도 팔을 빼려고 미친 듯이 난리통을 부리는데 꽁꽁 싸매면 어느새 한쪽 팔을 빼서 FIGHT! 를 외치고 있다. 그 장면을 보고 트럼프의 사진이 떠올랐다.

MFF5R35XciwiTEUKPqkSV.jpeg (꽁꽁 싸매면 이렇게 울부 짓는다. 못생긴 표정)

이렇게 육아일기를 2~3일에 하나씩 쓰는데, 나중에 아이가 20살쯤 됐을 때 이 글을 다시 돌아볼 때 어떤 생각이 들까? 아이를 키우는 일은 쉽지 않지만 상상 이상의 보람이 있다. 먼저 아빠, 엄마가 된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생전 처음 느끼는 감정이라고만 설명했지 와닿진 않았다. 이제 아빠가 되니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겠다. 이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내 모든 신경이 집중되고 아무리 날 힘들게 해도 밉지 않고(아직까지는) 보고 있는데 보고 싶다. 어린 시절 엄청 좋아했던 첫사랑에 대한 감정과 유사한 듯한데 미묘하게 다르다. 사랑의 감정에서 책임감이 더해지고 소속감과 안정감까지 추가된 기분이다. 거칠게 울어대는 울음이 멈추고 열심히 놀고 재우고 나면 시험 준비를 위해 녹초가 될 때까지 노력해서 공무원 시험을 합격했던 그날이 떠오른다.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성취감이 높다. 내 꿈을 자식에게 투영하면 안 되지만 많은 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내가 바라는 꿈을 이루길 원할 것이다. 하지만 명심할 것! 아빠는 네가 무슨 일을 하든 항상 같은 자리에서 널 응원할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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