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12편] 불주사에 대한 루머 그리고 태열

요즘 불주사?

by 딴딴한 육아


아이가 태어나면 일이 많다. 그중 잊지 말아야 할 건 예방 접종이다. 태어나서 맞은 b형 간염 1차. 오늘은 4주 안에 맞아야 하는 BCG 접종을 하는 날이다. 흔히 우리 왼팔 위에 동그랗게 구멍 난 주사 자국을 남긴 백신이다. 불주사라고 부르는데 이건 결핵 예방을 위한 접종이다. 내 또래 친구들을 보면 대부분 아래와 같은 자국이 남아있다.



내 왼팔에도 이 자국이 남아있는데, 이걸 피내용이라고 부른다. 주사 바늘로 살을 살짝 떠서? 놓는 백신이다. 그래서 저렇게 움푹 팬 자국이 남는다. 최근에 태어난 아이들은 다수가 주사가 아닌 다른 주사를 맞는다. 경피용이라고 해서 아래 모양의 주사를 선호한다.

우리 딴딴이도 경피용을 맞았다, 병원에서 경피용밖에 없다고 해서 이걸 맞았지만 이 과정에서 충격적인 루머, 사실(?)을 알게 됐다. 세대를 가르는 주사 방식을 떠나서 이걸로 어린애들 사이에서 금전적 놀림거리가 된다는 거다. 설마ㄷㄷ 피내용은 보건소에서 맞는 무료주사인데, 이 주사 자국을 보면서 나쁜 아이들은 " 너 거지야? 왜 저거 맞았어?" 이렇게 물어본다는데 믿기지 않는다.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물론 나 어렸을 때도 좋은 아파트 사는 애들을 부러워하고 선호하지 않는 동네에 사는 애들을 약간 깔보는 분위기는 있었지만 저렇게 노골적으로 말하는 경우는 많이 보지 못했다.


참 이제 시작인데, 놀라울 일 투성이다. 딴딴이가 오늘 주사를 맞는데 많이 울까 걱정했다. 다행히 씩씩하게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참아냈다. 병원 출발 때 실수로 쪽쪽이와 분유 아무것도 챙겨 오지 않았다. 당연히 빠른 시간에 주사만 맞고 오니깐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 일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 소아과에 아이들이 몰려서 예측했던 시간보다 1시간가량 늦어졌다. 이제 배고픔의 눈물이 터지기 직전인 것 같은데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아이 탄생 3주가 지나니 투정도 많아지고 특히 배고픔 + 잠투정이 상상 초월이다. 1시간 내내 울고 있기 때문에 집에서는 잘 토닥이겠지만 밖에선 대책이 없다. 남들이 불편해할까 봐 걱정도 되고 빨리 진료가 시작되길.. 바랐다. 우리는 수유텀을 3시간을 두고 100ml를 먹이는데 2시간 50분에 급하게 병원 수납을 마치고 차에 탔다. 아니나 다를까 병원 엘리베이터에서 세상 떠나가듯 울기 시작했다. 빨리 집에 가기 위해 차에 탑승했다. 신기한 일이 생겼다. 그렇게 울던 아이가 차 카시트에 탑승하니 세상 평온하게 잠이 드는 것이다. 주변에 물어보니 원래 애들이 차를 타는 걸 좋아한다고 한다. 왜일까? 바운스 같은 느낌이 나는 건가..


이틀 전부터 딴딴이 얼굴에 태열이 올라왔다. 그게 조금 커지는 거 같아 신경 쓰였다. 근데 묘하게 웃기기도 하고 오로치마루의 주인을 주입당한 사스케(만화 나루토 내용)가 떠올랐다. 아빠는 이래서 안 되는 건가. 엄마는 걱정하고 피부에 수딩젤을 열심히 발라주는데 난 외모 평가나 하고 있다..ㅎㅎ 아이의 수면이 충분치 않지만 먹는 건 좋아하기에 다행이다. 최근 며칠 잠 + 밥투정이 심해져서 수면 패턴이 뒤죽박죽 해졌다. 우리 둘 다 나름 효율적인 시간 책임제를 분배했는데, 수면 부족은 피할 수 없었다. 그 과정에서 예민해지면서 언성이 높아졌다. 나도 새벽에 앉아 있다가 와이프가 아이를 돌보면서 한숨 쉬는 소리에 내가 화를 내버렸다. "힘들지 모르고 아기 낳은 거 아닌데 왜 이렇게 지치고 한숨까지 쉬고 있냐"며 대노해버렸다. 그랬으면 안 됐는데....... 인간은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지. '괜찮아? 힘든 건 아니야??'라고 한마디 했다면 달랐겠지. 하지만 남자와 여자는 전혀 다른 종이다. 그게 됐다면 싸울 일도 없었겠지. 나도 서운했던 점이 있어서인지 감정을 참아내지 못했다. 아이 앞에선 절대 싸우지 말자고 다짐을 했지만 24일 만에 무너졌다. 그래도 서로 이해하는 방향에서 잘 타협을 했으니.. 다음에는 좀 더 발전된 부모의 모습이 되어있겠지!

아무튼 오늘 모처럼 집에서 위스키를 한 잔하며 마무리를 했다. 내가 새벽 2시부터 6시까지 육아 담당이기에 한 잔 마시고 푹자야겠다.

아일라 위스키 + 육포 + 블루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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