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13편] 아빠의 여행과 옆잠 베개

과연 다음 달 나는 친구들과 여행을 갈 수 있을 것인가

by 딴딴한 육아

하루가 다르게 딴딴이의 잠투정이 심해진다. 먹는 건 이상이 없다. 먹다 잠드는 경우도 없고 120ml로 3시간 ~3시간 20분 간격을 잘 지키고 있다. 배꼽시계를 조금씩 늘리고 있는데 우리가 편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사실 나를 위한 패턴 변화가 크다. 오래전 회사 친구들과 1박 2일 여행을 계획했다. 물론 멀리 가는 건 아니고 집 근처로 가볍게 놀다 오는 여행이다. 매년 가는 연례행사라서 이번에도 꼭 가고 싶다.

하지만 문제는 딴딴이의 잠투정 + 울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D-day 전까지 와이프가 케어하기 쉽게 딴딴이의 먹놀잠 패턴을 형성하는 거다. 먹고 + 놀고 + 자고 이 3박자를 맞춰서 4시간 텀까지만 해준다면... 여행을 갈 수 있지 않을까? 시간은 많지 않다. 8월 11일... 아이 엄마에게 살짝 가고 싶다고 의사를 표현했다가 영혼까지 털렸다. 아직은 너무 이르다며.. 물론 알고 있다. 나도 이렇게 이른 시기에 날짜를 잡을 줄 몰랐으니ㅠㅠㅠ 솔직히 안 가는 게 마음은 편하지만 내 소소한 재미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 이 또한 욕심이겠지.

아이의 울음 방지를 위해 어제부터 적극적인 쪽쪽이 사용이 시작됐다. 와이프도 모유를 주는 걸 중단할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이제부턴 잘 달래고 잘 먹이고 잘 노는 게 중요하다. 일단 분유도 잘 나오는 젖병으로만 주고 있다. 많은 걸 써본 건 아니지만 3~4개 써보니 헤겐 젖병이 가장 콸콸 나오고 아이도 먹기 편해한다. 부품 등 몇 개 사면 10만 원이 넘어가는 괴랄한 가격이지만 사용해 보니 만족도가 괜찮다. 처음에 미세 플라스틱 우려가 있다고 유리 젖병을 몇 개 샀는데, 역시 남들이 안 사는 덴 이유가 있다. 유리 젖병은 무겁다. 처음 들었을 때 무거움을 전혀 못 느꼈는데 반복적인 수유를 하다 보니 그 미세한 무게 차이가 많이 불편하다. 그래서 다음 젖병 교체 시기가 오면 무조건 플라스틱 젖병으로 사야겠다.

와이프는 아이의 울음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 아무래도 휴직하고 하루 종일 아이만 보고 있으니 나보다 더 많은 고충을 겪고 있겠지. 그래서 최대한 도와주고 싶다. 내가 워낙 밤잠이 없고 아침잠이 없는 타입이라 다음날 출근이 아니면 새벽을 책임지려 한다. 와이프는 아이 수면에 방해되지 않는 별별 아이템을 자꾸 구매하는데 먼저 에어컨 가림막을 샀다. 아이 아래로 바람이 안 오게 하려는 것 같은데 실패했다. 아이와 같은 눈높이에서 테스트를 해보니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두 번째로 베개를 샀다. 라라스 베개? 아이를 옆으로 눕게 하고 한쪽 팔과 다리를 고정시킬 수 있는 베갠데 이것도 가격이 기이하다.. 거의 10만 원 조금 안 되는 금액인데 방석(?) 같다. 이 정도 가격이 맞나 싶다. 우리는 인터넷 서칭 끝에 폴리베어라는 상품을 샀다. 라라스 베개는 더워서 태열이 일어날 수 있다나 뭐라나... 아무튼 가격은 별 차이 없다. 당근으로도 크게 매력적인 가격이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뭘 사든 상관없었다. 또 스와들업(신생아 옷:모로반사 방지)도 4개 정도 더 샀다. 내가 몇 달 안 입히는데 아깝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모로반사 때문에 잠에서 깨는 거 같다. 꼭! 이걸로 방지해야 한다"라고 했다.

물론 나도 아이가 푹 자면 좋겠지만 냉정하게 쉽지 않다. 성장하면서 느끼는 통증 + 불규칙한 수면 때문에 느끼는 투정 + 배고픔의 서러움 등 눈물샘이 폭발하기 좋은 요소들 천지다. 난 그냥 우는 걸 토닥여주고 안아주는 방법을 쓰자고 하는데 모든 시간 같이 보내는 건 엄마기에.. 말을 잘 들어야지. 그래야 내가... 8월 11일에 떠날 수 있다. 남겨두고 떠나는 건 미안하지만 이미 마음은 바닷가에 도착해 있다.... 그때까지 뭘 이야기하든 대답만 잘해야겠다. "그래? 그거면 되겠어??"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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