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투자는 육아에 좋지 않다.
육아일기를 쓰기 시작한 시점부터 가장 염원했던(?) 외박을 허가받았다. 친구 10명과 떠나는 바닷가. 그동안 증시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 + 육아로부터 일탈을 하는 날이다. 다만, 쉽게 허가받을 수 있던 건 아니었다. 내가 야간 근무날 연가를 쓰는 조건으로 여행을 허가해 줬다. 내 연가 소진을 편한 주말에 사용해야 한다는 건 아쉽지만 쉽게 오지 않는 단체 여행의 기회라서 연가쯤은 과감하게 포기한다. 솔직히 요즘 와이프랑 투닥거리고 아이도 우는 시간이 줄지 않아 반 포기 상태였다. 이런저런 스트레스 때문인지(세계 증시 미친 변동성) 오늘 아침 나도 모르게 큰소리를 치고 말았다. 와이프의 한마디에 멘탈이 제대로 갈려버렸다. "넌 도대체 하는 게 아무것도 없어." 와! 이 말을 듣고 필름이 끊긴 것처럼 악지르며 나가버렸다.(물론 뛰쳐나가도 옆방이지만..) 왜 그랬을까. 난 어떤 공격에도 타격받지 않는 탱커 포지션인데.. 정말 저 말에 상처를 받은 건가? 내가 육아에 도움이 되지 않을 리는 없고 와이프도 감정적으로 예민해져서 한 말이란 걸 알았는데 왜 그랬지 곰곰이 생각했다.
내 감정 폭발은 결국 증시 변동성 때문인 것 같다. 월요일 충격적인 하락에 숏베팅 헷지를 많이 해둔 나는 웃을 수 있었다. 화요일 아침에 바로 파괴적인 반등이 나와버리니 뭔가 기회를 놓쳤다는 FOMO에 휩싸이면서 옆에서 잔소리하는 아내에게 화풀이를 한 것 같다. 새벽에 수유 + 미 증시를 보면서 다음 날을 대응할 생각에 잠을 못 잤기도 했고 와이프의 언사도 엄청 공격적이었다. 장 시작 후 인버스 비중을 줄이면서 눈을 감고 명상을 했다. 왜 그랬지. 왜 아이 앞에서 소리치지 않기로 그렇게 다짐했으면서 그런 실수를 했는지 죄책감에 시달렸다. 행복한 투자가 아닌 투기적 투자에 눈이 멀어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준 것 같다. 반성하고 반성한다. 무언가 잘못됐다. 최근 투자 성과가 너무 좋고 운이 좋게 계획한 대로 되다 보니 살짝 어긋남에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내가 바라는 투자는 이런 게 아니다. 이미 내 인생의 행복 리스트를 짰고 그 속에 큰돈이 필요 없다는 걸 확인했다. 근데 왜 큰돈을 빠르게 벌고 싶었을까. 욕심 때문이겠지. 아이를 키울 때도 잊지 말아야겠다. 항상 완벽할 순 없겠지만 감정적으로만 아이를 바라보지 말고 아이의 입장에서 주체적인 사람이 될 수 있게 지켜봐야겠다. 오만하지 않고 매사에 감사하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아이가 될 수 있게 서포트하고 싶다. 아이의 탄생은 나를 많이 바꿨다고 했는데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아직 난 부족한 사람이고 배워야 하는 사람이다.
오늘 이렇게 아내와 한바탕 싸움을 한 뒤, 아내도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지 여행을 다녀와도 좋다고 했다. 조건부! 그렇게 이번 주 일요일 대천 해수욕장으로 떠난다. 언제 가봤을까? 기억도 안 나는 대천. 어린 시절 기억에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크게 언급되지 않는 걸 보니 많이 시들어진 건 아닐지 궁금하다. 남자 10명이서 5:5 팀짜서 하하 호호 재밌게 놀다 와야겠다. 틈틈이 아이를 위해 독박 육아를 하는 아내에게 응원의 연락도 해줘야 한다. 악을 너무 크게 질렀더니 아이가 많이 놀란 것 같다. 부모가 자주 싸우면 그 부모의 감정이 아이에게 다 느껴져서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데 걱정이다. 딴딴이가 아빠를 위해 싸우지 마라고 손하트를 보내줬다. 뿅
다시 한번 반성! "아빠가 큰 소리 내서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