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누구를 닮았니?
아내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아이가 표정이 없고 눈 마주침이 없다며 자폐를 걱정했다. 언제 그런 걱정을 했냐는 듯 딴딴이는 해맑게 웃는다. 아침에 특히 자주 웃는데 기뻐서 웃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과장된 행동으로 눈 마주침을 하면 헤헤헤헤 거리는 표정으로 옹알이까지 한다. 엊그제는 외할머니가 집에 오셔서 딴딴이를 보고 가셨는데 ㅋㅋㅋ할머니 품이 좋았는지 아저씨 같은 표정으로 웃는다. 처음 보는 반응이 신기했다. 아이도 편안함을 느낀 건가? 벌써 4번 정도 만났더니 익숙해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부부는 타지에서 단둘이 육아를 하는데 가끔 오는 가족들은 큰 힘이 된다.(조카는 제외:농담) 쪽잠을 잘 수도 있고 아이에 대한 집중을 조금이나마 내려놓을 수 있다. 과거에 쓴 육아일기를 다시 봤다. 잠시 생각이 잠겼다.'아이에게 미디어에 노출시키지 않으려 하는데 내가 너무 휴대폰만 바라보는 건 아닐까? 비록 좋은 내용의 글을 보는 행위지만 결국 아이의 시선에선 다른 부모들이 유튜브 보는 것과 비슷하게 보이지 않을까?'
글을 읽는 건 유익한 행위지만 그래도 아이를 돌볼 때는 최대한 지양해야겠단 생각을 했다. 조금 더 종이 책을 들고 읽는 모습을 보여줘야지. 나도 안 하면서 아이에게 무언가 강요하는 건 좋은 육아는 아니라고 느낀다. 꾸준히 이뤄 온 건강한 습관은 내가 가진 최대 장점이기에 나부터 솔선수범해서 육아를 해야겠다.
최근에 아이의 발달 단계가 조금 정체가 왔다. 몸무게도 더디게 자라고 행동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일 전쯤 했던 되집기는 언제 했냐는 듯 기억 속에서 사라진 것 같다. 지금은 할아버지처럼 얌전히 앉아서 우리와 오리아저씨만 바라본다. 이런 말 하면 팔불출 같지만 아이가 너무 예뻐서 매일 쓸데없는 소리를 반복한다. "어쩜 이렇게 예쁘게 태어났어?"
ㅎㅎㅎㅎ... 아 내 자식은 정말 예쁘다지만 놀랍다. 처음 봤을 때 느꼈던 의아함은 어느새 지워지고 천사의 이미지로만 각인된다. 워낙 아이 얼굴을 자주 보니 문득 닮은 꼴이 떠올랐다. 김학철 배우. 이 아저씨와 묘하게 닮았다. 특히 인상 쓸 때 표정이 판박이 같다. M자형 이마가 어린 나이임에도 선명하기 때문에 딴딴이도 비슷한 결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아빠처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 행동은 뭔가 싫은 게 있을 때 엄마 품에 얼굴을 푹~ 하고 박는 것이다. 맘마 먹은 다음에 자주 하는데 보고 있으면 숨을 쉴 수 있나? 이런 의문도 든다. 또 목욕할 때 웃는 표정도 좋다. 엄마 뱃속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물속을 참 좋아한다. 이제 좀 커졌다고 아빠 손목에 무리를 주는 느낌은 있지만 여전히 목욕시간은 보는 재미가 있다.
(코박)
이제 100일까지도 대략 한 달 남았는데 신기하게도 국군의 날이다.. 6.25. 에 태어나서 국군의 날에 100일을 맞이한다. 물론 정확하게 말하면... 하루 다음날이다. 어쨌든!!! 애국심을 키워주기 위해 사진 콘셉트를 태극기를 두르는 건 어떨지 고민해 본다. 첫돌 사진은 이미 정했다.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하시고 지켜주신 호국영령을 기리기 위해 군복을 입힐 예정이다. 아이가 자라면서도 매 생일 때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난 애국심이 그렇게 강한 사람은 아니지만 아이는 바르게 자라고 나라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시간이 지나 "우리 아빠는 나를 군인으로 만들 생각인가 봐. 뭐든 군인 관련 사진이야."라고 불평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ㅎㅎ지금은 내가 바라는 사진을 쫌 찍어보고 싶다. 어차피 지금부터 5년만 지나도 내 말을 안 들을 테니깐!
(ㅎㅎ 시간이 지나고 보니.. 군복은 무슨 그냥 평범한 돌사진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