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없다
요즘 조기교육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 당장 우리 조카가 영어 유치원? 뭐 이런걸 다니는데 5살짜리 아이에게 필요한 지 모르겠다. 물론 애들이 좋아하면 다행이지만, 개인적으론 한글도 모르는 아이에게 타국어를 주입식으로 교육시키는 게 맞는지 의문이다. 우리 부부는 아이의 교육에 대해 자주 이야기한다. 해도 안될 애들은 안된다. 굳이 무리해서 시키지 말자가 원칙인데 이 과정에서도 아내와 나는 조금 다른점이 명확하다. 아내의 입장은 그래도 기본은 해야한다인데 이 기본이 내 기준과 너무 다르다. 아마도 살아온 환경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내는 흔히 말하는 한국 상위 지역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왔다. 나는 하위 지역 할렘가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 자랐다. 같이 대화를 하다보면 4살 차이지만 어떻게 이렇게 다른 환경에서 살았지? 란 생각이 든다. 아내가 항상 반복적으로 말한다. "국영수 등 남들 하는 만큼은 무조건 시켜야 한다." 나는 전혀 다른 입장이다. 난 그렇게 학원을 다니지 않았어도 멀쩡히 살고 있고 너와 같은 선상에서 마주하고 있지 않냐. 자유롭게 두자는 주의다. 내 기준 중요한 건 인성과 적성이고 스스로 배우는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다. 아내는 공감하긴 하지만 결국 그렇게 하기 위해선 학원 등 남들과 비슷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면서 오빠는 그런 환경에서 특이한 케이스고 나는 좋은 환경에서 평범한 케이스라고 한다. 한마디로 자신과 비슷한 환경(학구열이 높은)에 있으면 못해도 평균은 간다는 말이다. 이야기를 듣다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아내 친구들은 모난 사람이 많지 않고 다들 적당한 직업을 갖고 잘 살고 있다. 반면에 내 어린 시절 친구들은 .... 뭐.. 건강하게 자랐다고 표현하긴 어렵다.
대한민국은 교육에 진심인 나라다. 이렇게 열정적인 나라가 전 세계에 얼마나 있을까? 주체성이 강한 나라이기에 교육에 더 집중하는 것 같다. 우리가 최고다. 우리는 뛰어나다. 이런 마인드를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배우고 싶고 더 좋고 더 많은 무언가를 갈망하는 것 같다. 그렇기에 단기간에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겠지. 하지만 딴딴이가 자라는 세상은 지금까지와 다를 거라고 본다. 초고성장의 시대를 지나 이제 저성장에 돌입했다. 출산율과 GDP성장률을 보면 점점 더 내려가는 대한민국을 보게 될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를 키울 때는 다른 관점으로 바라봐야하지 않을까? 대학만 봐도 당장 내 시절에 비해 등급 컷이 확 낮아졌다. 10년 조금 넘었는데 이런데 딴딴이가 대학을 갈 20년 후에는 대학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20년 뒤에 전혀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길어야 100년인 인생에서 아이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내가 바라는 건 음악을 좋아하고 책을 읽으면서 너무 자극적인 도파민에 빠지지 않고 건강하게 운동 즐기면서 사는 삶이다. 너무 많이 바라는건가...? 싶기도하고 ㅎㅎㅎㅎㅎ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게 육아기 때문에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다. 요즘은 아이 옆에서 피아노를 자주 친다. 혹시나 어렸을 때 피아노 소리를 들으면 음악과 친숙해지지 않을까?란 근거없는 생각때문이다. ㅎㅎ 아빠가 피아노 초짜라... 매번 같은 곡 밖에 치지 못하는 건 함정이지만. 딴딴이가 내 나이가 되더라도 내가 건강하게 지켜줄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