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10편]결혼식에 가다

특별한 행사에 아이와 함께

by 딴딴한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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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인듯 제빵사인듯)

오늘은 회사 동료의 결혼식이 있는 날이다. 나는 이런 큰 행사가 있는 날은 꼭 참석하려고 한다. 우리 아이를 지인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마침 결혼식이 광주에서 거행됐다. 윤우 할머니가 광주에 살고 있기에 부담없이 전날 광주로 출발했다. 윤우는 할머니를 워낙 좋아한다. 할머니 집에 간다는 말만 해도 "할무니~ 할무니~" 를 외치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광주까지 거리는 꽤 멀긴하지만..낮잠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고 잘 곳마저 있기 때문에 크게 부담스럽진 않다. 날이 춥고 폐차로 인해 와이프 차로 이동해야 해서 짐을 많이 담을 수 없다는 게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이동할 차가 있어서 참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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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이런 이벤트가 있으면 전날 우리 엄마집에 가고 저녁에는 고향 친구들을 만난다. 매번 똑같은 주제에 같은 대화의 반복이지만 그래도 옛 친구를 만나는 건 상당히 즐겁다. 게다가 세종에선 양가 부모님들이 아이를 봐줄 수 없기에 저녁에 와이프와 함께 누굴 만나러 나가는 건 불가능이다. 이럴 때 가끔씩 엄마에게 부탁하게 된다. 그래야 우리 부부도 숨을 돌릴 수 있지 않을까. 참 가족들이 다 같은 지역에 살면 좋겠다. 형은 서울, 나는 세종, 엄마는 광주에 살다보니 1년에 다같이 만나는 날이 손에 꼽는다. 엄마의 나이를 고려하면 더 자주 뵙고 인사드리는게 맞긴한데.. 실천하기는 왜 이리 어려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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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갔던 무등경기장)
다음날 결혼식이 열렸다. 윤우도 나름 꽃단장을 하고 식장으로 갔다. 이제는 윤우도 알아보는 지인들이 생겼다. 모르는 사람에겐 살짝 낯을 가리면서 아빠 등에 숨는데 친한 이모나 삼촌을 발견하면 아빠를 내팽개치고 달려간다. 당황스럽기도 한데 그래도 아이가 의지할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게 나쁘진 않다. (잠시 쉴 수 있는 시간을 확..보) 예전에는 결혼식장을 가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어서 이유식을 해갔는데 이제는 좀 덜짜보이는 반찬을 가져와서 먹인다. 19개월이 되니 가지고 다닐 짐도 줄었고 과거에 비해 허용가능한 음식도 많아졌다. 이동하거나 여행하기 훨씬 편해진 것 같다. 특히 묵직한 이동식 베이비룸이 없이도 아무대서나 잘자서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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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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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이 끝나고 지인들이 광주를 소개해달라고 한다. 당황스럽다. 나도 떠난 지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아는 곳도 없는데...나름 큼지막한 건물 몇 개 구경했지만 칼바람을 견딜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김교사 생가'로 이동하자고 했다. ㅋㅋㅋㅋㅋ 우리는 아이들이 자는 저녁시간에 출발할 예정이라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윤우 친구가 한명 더 있었기에 밥까지 먹이고 샤워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그리고 저녁 먹을 곳을 서칭했다. 아 도저히 모르겠다. 오랜시간 떠나있었을까.. 어딜 가야할지 정하지 못했다. 결국 가장 만만하고 흔한 곳으로 선택 '쌍교 숯불갈비'에 가기로 했다. 나름 전국구 손가락 안에 드는 매출을 내는 식당이라 호불호가 크진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돼지갈비가 맛 없을 수 있겠는가. 예상대로 성공적인 식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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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시가 넘어 집으로 출발하는데 갑자기 전북을 넘어가면서 눈이 퍼붓기 시작한다. 대설주의보라고 듣긴했는데 저녁에 눈이 올지는 상상도 못했다. 갑자기 무섭기 시작했다. 눈이 너무 많이와서 시야가 가린다. 쌍라이트를 켜도 오히려 멀리서 오는 눈이 더 시야를 가린다. 어둡기까지 해서 등줄기에 식은땀이 났다. 마침 옆에서 와이프가 잔소리까지 한다. 갑자기...현기증이 난다. 나는 뭔가 신경쓰이는 소리를 들으면 졸리기 시작하는데 그때부터 미친듯이 졸린다. 제발 5분만 조용히 해달라고 했다. 와이프는 피곤했는지 5분 안에 잠들었다. 꾸역꾸역 올라가는데 졸음은 견딜 수 없었다. 저번달 폐차까지 했으니 조심히 가자. 졸음쉼터에서 10분만 쉬기로 결정했다. 역시 졸릴 땐 쉬어야 해. 잠시 쉬면서 휴식했더니 여유가 생겼다. 와이프와 아이는 옆에서 잘 자고 있었음에도 졸리지 않았다. 운전하는 내내 옛 추억들이 떠올랐다. 친구들과 개구리 잡았던 기억, 나쁜 짓을 해서 혼났던 기억, 어린시절 바랐던 꿈이 이뤄졌을 상상 등 쓸모없는 기억과 함께 세종에 도착했다. 잡념이 많아 지는 걸 보니 멘탈 관리가 필요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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