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캠핑_3

황당한 캠핑장의 질서

by 일남책

“ 자, 이제 맛있는 고기를 구워 먹자!!”


난 그녀에게 즐거운 상상을 유도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여자친구는 챙겨 온 먹거리를 세팅하며 다시 신이 난 모습으로 변했다.


우리는 어디선가 이벤트로 받은 어설픈 테이블을 펼치고 인터넷에서 가장 저렴해서 구매한 의자 두 개를 나란히 놓았다. 그 당시에 우리는 캠핑 의자가 앉을 수만 있으면 되는 것이지, 편안해야 하는지? 혹은 가벼워야 하는지? 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 캠핑은 원래 이런 것이다.’


현대문명에서 벗어나 잠깐 불편한 삶을 즐기는, 그런 것으로 생각했다. 나의 캠핑에 대한 이 철학은 지금의 아내에게는 씨알도 안 먹힐 이야기지만, 그 당시 나의 여자친구였던 그녀에게는 찰떡같이 먹히던 것이었다. 아마도 사랑이 아니었다면 난 진작 죽은 목숨이었을 것이다.


이 캠핑장은 나름의 룰이 있었다. 원래부터 있던 것인지, 일부러 심어 둔 것인지 모를 잡초투성이 잔디광장에는 정해진 자리 없이 텐트를 치고 자동차들은 잔디가 없는 외곽의 빈 공간에 주차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이 룰이 깨지기 시작했다.


입구에서 2만 원을 받는 그 사람들이 아무래도 적정인원을 넘겨서 입장시킨 듯했다. 예약을 받지 않고 찾아오는 사람들은 모두 입장시키고 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우리 텐트가 있는 곳에 갑자기 차들이 들이닥쳤고 손 쓸 틈도 없이 우리는 차에 둘러싸였다. 캠핑장의 분위기상 어디에 하소연할 수도 없어 보였고 한 두 대씩 자리를 잡는 차들로 인해 잔디광장, 아니 잡초광장은 점점 차들로 메워지기 시작했다.


“ 이럴 거면 나도 그냥 차를 가져올게. 우리 텐트 바로 옆에 먼저 주차해 버리지 뭐 ”

남들이 다 룰을 어기니, ‘ 나도 지키지 않겠다.’라는 마음 보단 우리 텐트 바로 옆에 누군가의 차가 주차되는 게 싫어서 난 후다닥 차를 가지러 갔다.

잠깐 사이에도 수많은 차들이 빙빙 돌며 자리를 찾고 있었고, 그 차들이 남의 텐트 바로 옆에 주차해도 되는지를 망설이는 동안 난 당당히 내 텐트의 옆자리를 찾아갔다. 막상 주차해 놓고 보니 짐도 꺼내기 좋고 차라리 잘 된 것 같았다.


'휴.. 이번 캠핑도 쉽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