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천재의 탄생
강아지 찾는 소리에,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무더위에,
화장실의 긴 줄이 겹쳐지며 그리 유쾌하지 않은 캠핑장의 아침을 맞이했다.
우리는 라면으로 간단한 식사를 한 후 어지러운 짐을 정리해야 했다. 이제 나름 우리만의 장비라고 생각하니 좀 더 깨끗하게 정리해서 보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그 생각은 곧 삼촌에 대한 미안함으로 이어졌다.
‘ 그 똥 묻은 텐트 정말 괜찮을까? ’ (*시즌1 참고)
이제 정리된 짐을 거의 다 차에 넣고 마지막으로 텐트만을 남겨두었다. 구입할 때 봐 두었는데 팝업텐트는 동그랗게 꼬아서 몇 번만 접으면 되는 방식이니 걱정을 1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텐트를 요리조리 아무리 구겨봐도 저 작은 가방에 들어갈 것 같지 않았다.
‘ 어? 분명 저 작은 가방에서 뺀 건데…?’
난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 건 정말 쉬운 텐트라서 구입한 것인데 이것도 제대로 못 한다면 이게 무슨 망신이란 말인가.
땀을 뻘뻘 흘리며 텐트와 씨름하는 나를 지켜보던 여자친구가 한 걸음 다가오는 게 느껴졌다.
‘ 잘 안 돼? ’
여자친구의 질문에 난 고개도 돌리지 않고 급하게 대답했다.
‘아냐 아냐, 이게 약간 불량인가? 잘 접히지가 않네?’
불량은 무슨,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는 이 말에 여자친구가 나섰다.
‘ 내가 잠깐 해봐도 돼?’
난 약간 휴식을 한다는 느낌으로
‘ 어. 그래. 너무 무리하진 말고..’ 라며 텐트를 건네주었다.
여자친구는 가느다란 팔로 텐트를 이리저리 꼬아가며 힘을 쓰고 있었는데 난 어차피 안될 거란 생각에 먼 산을 보며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여자친구의 ‘와 됐다’ 라는 외침이 들린 순간 난 화들짝 놀라며 달려갔다.
‘ 어? 이거 어떻게 한 거야? ’
난 하필 먼 산을 보고 있어서 저 큰 텐트가 이 작은 가방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의기양양한 여자친구는 세상에서 가장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 앞으로 이건 나한테 맡겨!! ’ 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난 그녀를 바라보며 ‘팝업텐트 천재’ 라고 말했고, 우리는 앞으로 ‘팝천’ 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이날이 바로 우리만의 팝천이 탄생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