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자의 돌

by Keith Henry

밤하늘에 뜬 보랏빛의 별과 연한 푸른빛의 은하수를 보며 보드라운 잔디 폭신한 언덕에 누워있었다. 부드럽게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먼 곳에서 들려오는 파도의 자장가가 있었다. 이 꿈같은 장면을 보며 감상에 젖기까지 얼마의 세월이 흘렀던가? 그러나 지나온 세월을 헤아릴 필요는 없었다.

나는 우주를 품은 작은 돌 속에 갇혀 지내기를 자처하였다. 어렸을 적 잠들 무렵에 들었던 만린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그 환상의 작가가 자신이 만든 동화 속 나라로 떠난 바와 같이 나는 이 세상에 오기를 자처한 것이다.

하늘에 뜬 별과는 이름만 같은 작고 신기한 돌이 있었다. 붉고 반투명한 사과만 한 그 돌은 상상의 돌, 꿈의 돌, 어리석은 자의 돌 등 여러 이름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 돌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간단하게 별이라고 불렸다. 소수의 마법사와 현자, 연금술사의 전승에 의하면 그 속에는 우주가 있고 이 돌을 만지는 사람은 그 돌 속에 있는 동화처럼 아름다운 세상으로 빨려 들어간다고 하였다. 그리고 나는 그 돌을 만지고 이 세상으로 들어와 직접 그 전승을 경험으로 맛보고 있었다.

내가 살던 세상에는 없던 아름다운 빛깔의 밤하늘을 보며 나는 이곳에 시간이 흐르고 있는지, 내가 아닌 다른 사람도 이곳에 사는지 이따금씩 밀려오는 궁금증을 마음속에 우리고 있었다. 나는 졸릴 때 그대로 잠에 들 수 있었고, 내일 나를 다그칠 일정도 없었다. 시계의 알람도, 나를 찾는 일과 사람의 호출도 없을 것이다. 나의 머리맡에는 침엽수림이 펼쳐져 있었고 우뚝 솟아 만년설을 가진 산도 있었다. 짙은 청색의 밤하늘과, 밤도 환하게 만드는 별과 미리내와 분홍빛의 반딧불이도 곁에 있었다. 그 모든 풍경을 눈에 담을 때 내 마음에 차올랐던 잡다한 생각은 사라지고 한 줄의 생각만이 떠올랐다.

'이게 평화로움이구나.'

나는 눈을 감고 숨을 들이마시며 상쾌한 밤공기로 속을 채웠다. 나의 가슴에 신선한 강물이 세차게 흐르는 것만 같았다. 가벼운 미소는 나의 입가를 적셨고 나는 그대로 깊은 잠에 녹아들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너무나 아름답고 따뜻한 꿈속에 들어와 살고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이 베갯잇에 스며드는 몽상과 상상이 아니라는 사실이 나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고 눈가를 촉촉하게 데워주었다. 너무나 오랜 세월 꾸어온 꿈이 이뤄진 그 순간을 만끽하는 것이었다.

내가 살았던, 돌 밖 세상의 사람들은 내가 별 속에 갇혔다고 생각할 것 일지 마는 나는 비로소 내가 있기를 바라던 자리를 찾은 것이었다. 평생 깨지 않을 꿈에 취해 감상에 젖어 아름답게 몽롱한 밤들을 노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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