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앞에만 앉으면 딴청을 부리는 당신에게
비장한 각오로 앉은 책상 앞. 하지만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 손은 스마트폰으로 향합니다.
"딱 5분만 머리 좀 식히자"
이 다짐은 알고리즘의 파도를 타고 유튜브 시청으로 한 두시간을 넘깁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 밀려오는 것은 거대한 자괴감입니다. 까맣게 지나가 버린 시간 앞에서,
당신은 오늘 밤 스스로에 대해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난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해 빠졌을까?"
"남들은 다 참고 하는데, 왜 나만 이 모양이지?"
"이번 생은 아무래도 글렀어."
어쩌면 당신의 책상은, 꿈을 키우는 공간이 아니라 매일 스스로에 대한 좌절을 확인하는 형장이 되어 버렸는지도 모릅니다. 이 무거운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당신에게, 저는 조심스럽지만 확실한 한 가지 진실을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책상 앞에서 무너지는 건, 당신의 의지력이 약해서가 아닙니다.
당신이 게으르거나, 능력이 부족한 패배자라서가 더더욱 아닙니다.
우리가 그토록 미워했던 그 '게으름'의 정체는, 사실 당신을 보호하려는 뇌의 처절한 방어기제였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뇌, 특히 생존을 담당하는 보능적인 뇌는 아주 단순한 원리로 작동합니다.
'이 상황이 안전한가, 위험한가?'
뇌의 입장에서 '공부'라는 행위를 바라볼까요? 그것은 당신에게 어떤 느낌을 주나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 틀릴지도 모른다는 공포, 막막함과 지루함.
이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은 뇌에게 있어 숲속에서 마주친 맹수와 다를 바 없는 '위협'입니다.
당신이 책을 펼치는 순간, 뇌 속의 경보 시스템은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합니다.
'비상!, 지금 주인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당장 여기서 탈출시켜!'
그래서 뇌는 당신을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기분 좋은 상태'로 도피시킵니다.
그것이 때로는 침대이기도 하고 때로는 스마트폰 속 화려한 영상이기도 합니다.
즉, 당신이 공부를 미루고 딴짓을 했던 그 수많은 순간들은, 게으름을 피운 것이 아니라 감당하기 힘든
부정적 감정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뇌의 필사적인 몸부림이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일종의 '감정적 비명'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의지력'이라는 신화에 속아왔습니다.
꾹 참고 견디면 된다고, 네가 간절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말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탓하는 법만 배워왔습니다.
하지만 망가진 좌물쇠를 열려다가는 열쇠만 부러질 뿐입니다.
이제는 방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무턱대고 의지력을 쥐어짜는 대신, 왜 내 마음의 자물쇠가 이렇게 단단하게 잠겨버렸는지 그 구조를 들여다봐야 할 때입니다.
이 아티클은 심리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우리의 오랜 공부 습관을 해부해보려 합니다.
이것은 거창한 학문적 탐구는 아닙니다.
단지 내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오작동의 원인을 찾고, 잘못 연결된 생각의 고리를 끊어내는 지극히
현실적인 '마음 수리'과정입니다.
누군가는 넘치는 충동성 때문에, 누군가는 완벽해야 한다는 불안 때문에, 또 누군가는 오랜 실패로 인한 무기력 때문에 책상 앞에서 작아집니다.
우리는 앞으로 이어질 글들을 통해 각자가 가진 마암의 걸림돌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그것을 아주 과학적으로 냉철하지만 따스한 상담적 방식으로 치워나가는 여정을 시작할 것입니다.
당신은 원래 실패자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예민하고 겁 많은 당신의 뇌를 다루는 올바른 사용설명서를 만나지 못했을 뿐입니다.
더 이상 스스로를 미워하지 않길 바랍니다. 대신 당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보듬어 보시길 바랍니다.
다음 아티클에선 좀 더 자세하게 나조차 몰랐던 내 마음의 작동방식,
그 다섯가지 유형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