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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면 Mar 31. 2024

사색

긴 사색에 질려

고개를 뒤로 젖히면

흐릿한 눈에 빛이 번집니다


번지는 빛은 과거처럼 늘어져

고향으로 내려오던 열차에서 본

길고 지루한 영화를 상영해요


영화 결말:


'이 의자 위의 생애 보여줄 것 하나 없이 남루해서요

정적, 합니다. 이틈에 기도합시다.'


무명 비평가의 한 줄 코멘트:


'비울 것 없어 가벼운 내게

완결은 간편한 이사 같아서

손없는날 외로워 울던 나병 환자 같았죠'


빛이 초점에 모여듭니다

하얀 벽면이 보입니다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새하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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