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면 Mar 31. 2024

얼음을 녹이며

오후의 빛

이파리 위에서 눈을 부시고

당신에겐 빛의 그림자로 읽혀요


당신도 나도 아직 존재하지 않아요

그러니 얼음을 녹여요

수천의 지문이 남도록 어루만져요


산이 된 당신 불경이 된 당신

아이의 발에 차이는 공이 된 당신

너른 들판 위에서 뭉쳐지며 매듭지어지는 당신


당신의 손길로 얼음을 녹여요

시간을 낳아 

우리 함께 존재하기로 해요


저녁의 어스름

노을 진 수면 

주홍 글씨 얼음이 녹습니다


만 겹의 나선 지문 위

당신과 내가 합장합니다

시간이 배꼽에 모여 연꽃이 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