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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면 Mar 31. 2024

의자가 쓰러지다

의자가 쓰러졌다

담겨있던 햇빛이 쏟아져

걸레로 닦아냈다


앉음 없이 의자는 누워 있고

누워있는 의자는 이상하지만


천장을 향해 뻗은 다리에

햇빛이 천천히 스며들기 시작했다


먼 세월이 지나면

모든 쓰러진 의자엔 

이끼가 하얀 빛으로 자라날 것이다


그런 미래는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별안간 떨어진 벼락처럼 

의자가 쓰러졌을 때

받아낸 꽃불이 귀띔해주었다


의자는 다시 서지 않을 것이다


곤란하지만 

스미는 햇빛이 남아 있다

빛을 받아 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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