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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면 Mar 31. 2024

악령

지난밤은 악령과 함께였어요

그것은 나로 하여금

영과 악을 나누게 하고

아침이 될 때까지 복통을 앓게 했죠


모서리 없이도 

무수히 많은 등뼈를 끊어내며

빛으로 된 알을 낳고

분리한 영과 악을 거기에 넣어요


빛이 방 안으로 스미면

구석에 혼자 웅크리고 앉아 울고

어둠으로 달아나

이 긴밤 동안 나타나지 않던 영을 저주하고.


작은 내가 울면

무수한 작은 악령들이 배를 잡고 웃고

두 동강난 큰 악령은

이제는 다시 기워내라고 윽박지르고


악다구니를 견뎌내면

아침엔 영과 악이 설기설기

한껏 영악해진 나는 

지난밤을 성장통이라 위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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