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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크하드 Sep 05. 2024

이대로 신랑을 레고로 묻어 버리고 싶다.........

레고지옥탈출인가??

< 2024. 05. 31. 일기장 >


아침에 일어나서 환기 좀 시키러 거실로 나왔더니

아침 진상 풍경!!


< 맨바닥 난장판에서 그대는 정녕 잠이 오는가? >


아!! 이대로 푸파파를 레고로 묻어 버리고 싶다!!

며칠 째 야근 후 우리 세 모녀 다 잘 때 기어 들어와서

레고 생방송으로 사부작사부작 새벽 네다섯 시까지 저러고 있고

아침에 내가 깨워야 겨우 일어나고

내가 화가 나? 안 나? 

오늘은 그냥 못 넘어 가!!

화내고 협박하고 개진상을 떨어도 몇 달째 개선의 여지가 없다.

그래서 이번엔 감정을 빼고 최대한 담백하게


내가 불안해서 살 수가 없어.
이런 불안한 마음으로 일본 여행 못 가!!
(일본 오사카 가족여행 가기 전 일화입니다.)

뭐가 불안하다는 건데?

지금 몇 달째 자기 월급날 용돈 보내주면
받는 족족 레고 사고
일주일 만에 한 달 치 용돈 다 쓰고
나에게 가불해 달라고 하잖아!!
어떻게 사람이 용돈통장에
1만 원도 없이 20일 넘게 버티냐고~~
자긴 안 불편하고 안 불안해?

그건 레고 생방송으로 물건 팔면
후불로 지급이 되니깐 그렇지~~
이제껏 입금된 거 보면 170만 원가량 돼!!
(본인 핸드폰으로 입금 내역을 당당히 보여주며)

그 170만 원은 다 어딨는데?
다시 레고 샀잖아!!
그리고 레고 원금 값은 생각 안 해?

..............................

집은 좁은데
내가 언제까지
자기 취미생활이라고 봐줘야 돼~~
그리고 몇 주째 일 끝나고 레고 라방하고
세네 시간 자고 출근하고
그러다 자기 건강 해쳐!!
취미생활이 본업생활에 지장을 주면 안 되지 않을까?

그러고서 다음 날 집에서 레고가 사라졌다.

밤새 싹 다 정리했단다!!

 일단 우리 차에!! 

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아침마다 우리 집 거실 풍경!!! 저리 놔두고 늦었다고 출근하기도.. ㅠㅠ >


더 이상 레고를 사지는 않을 테니 

기존 레고를 정리할 시간을 달라는 것!!

그래~~ 내 맘 같아선 큰 보자기에 담아 싹 다 버리고 싶지만

들어간 돈이 생각나겠지!!

당근이나 중고거래에 팔겠단다~

깔끔해진 거실을 보니 이제야 숨통이 트인다.

이제야 집구석이 제대로 돌아가는 느낌적인 느낌.


그리고 다가온 주말.

같이 거실 청소 좀 하자하니 네네!! 말 잘 듣는 게 낌새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오후에 좀 친구네 집에 가봐야겠단다.


친구 XX네 집에 가서 오늘 레고를 한꺼번에 팔아보려고!!

뭐?

우리 집은 라방할 공간도 안 되고
그 친구는 혼자 사는 친구라
그 집 가서 라방으로 싹 다 팔고 오게~~

아~~ 그럼 내일 집에 오는 거야?

아... 아니!! 오늘 저녁에 온다는 거지~~

그냥 다 팔기 전엔 돌아올 생각을 마!!

 

이번 주말 아이들과 같이 안 놀아줘도 되니

아이들이 거실에서 맘껏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게

레고 다 팔기 전엔 컴백할 생각도 하지 말길!!

떠나는 그의 의기양양한 뒤통수에 대고 소리쳤다!!


난 여태 레고를 싫어하진 않았는데 
너 때문에 싫어졌어!!


그리고 아파트 복도에는 푸파파의 호탕한 웃음소리만 답변으로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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