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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크하드 Jul 23. 2024

천상여자 FM 둘째, 폐렴/구내염/중이염/결막염 확정!

우리 집 나이팅게일!!

말을 너무 예쁘게 하는 둘째.

레고랜드 갔다가 아이들에게 된통 흑사병이 돈 우리 집.

둘째 강아지 하루 만에 

기관지염이 폐렴초입으로 확정.


거기다가 어린이집에서 처음으로 온 단체 문자

'수족구가 유행하고 있사오니........'

내 예감은 왜 틀린 적이 없는가~~~

이런 건 좀 틀려라~~

결국, 구내염 확정.


그리고 이틀 전부터 엄마 나 귀가 아파하더니

중이염 4단계 확정.


레고랜드에서 눈이 빨갛게 충혈되더니

(어른들은 피곤하거나 잠을 못 자면 충혈되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이유가 다 있다. ㅠㅠ)

결막염 확정.


구내염/중이염/결막염/폐렴

( 입/귀/눈/폐 )

이렇게 4종 세트로 올 수도 있구나 

싶은 게 멘붕이 왔다.

다행히 주말이어서 푸파파와 같이 아이를 볼 수 있어서 한결 나았다.

다음 한 주는 어린이집도 못 보내고 

집에 하루종일 애랑 있어야 하는데 

주말에는 본인이 있으니 바람 좀 쐬고 오라 해서

 두 시간 정도 혼자 커피숍에 갔다 왔다.




갔다 왔더니 친정 부모님이 우리 집에 둘째 문병안 온단다.

또 내가 없는 사이 일이 진행됐구나? 어떻게 된 건데 하니?

둘째가 아파해서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둘째 아파요!!

둘째 어디가 아픈데?

폐렴 초기래요~

어쩌냐~~ 전화 둘째 좀 바꿔 줘라!!

강아지야~ 뭐 먹고 싶어?"

꽈배기요!!

할머니랑 할아버지가 꽈배기 사 갖고 갈게!!

오지 마세요!!


왜 할머니 할아버지 안 보고 싶나?

저한테 옮으니깐 오지 마세요!

할머니, 할아버지 감동의 도가니!!

전화 끊고 한달음에 달려오심.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시니 

우리 집에 지네 식구가 사나~~~

현관은 신발 포화상태!!

여기저기 엉켜있는 신발을 보며 병색이 짙음에도 불구하고


이건 할아버지 신발이야?!
이건 할머니 신발이야?!

하더니 열 맞춰 정리!!

< 아파도 이불 각은 맞춰 눕는 둘째 >


감자탕 한 솥 끓여서 밑반찬 몇 개랑 챙겨 오신 친정엄마.

둘째도 여럿이 있으니 기분이 좋고 

어른들에게 이쁨 받아야 한다는 강박 아닌 강박이 있어서

감자탕 살코기에 누룽지죽 한 그릇 순삭.


엄마 다 먹었어요!!

하며 싱크대에 덩크슛

할머니가 둘째 이쁘다고 

어쩜 안 씻어도 이리도 이쁘냐며

며칠 째 못 씻어서 꾀죄죄하다고 하니

(소아과에서 목욕, 샤워 금지)

따뜻한 물 받아서 온몸 구석구석 물수건질 해주심.


따뜻한 사랑과 관심에 저녁설거지까지

그리고 가스레인지청소도 해 주시고 가신 친정엄마.

하지 말래도 밥 먹고 배불러서 그런다 소화겸 하는 거야

집안이 너무 더럽지 하면 

아이고 애들 사는 집이 다 그렇지 하시는

마음 넓으신 친정 엄마.

역시 딸은 엄마랑 그렇게 끈끈해진다.


평소 이쁜 말 대잔치 둘째는

내 여드름에도 

피가 난 줄 알고 호 해주고 

안쓰러운 눈빛으로 봐준다.

내가 설거지 하다가 그릇을 놓치거나 요리하다 칼에 살짝 베어

 단말마 "아!" 하면

엄마 괜찮아? 100% 물어봐주고

(다른 식구는 눈길조차 없다. ㅠㅠ)


아플 때만 유튜브를 보여주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빨리 밥 먹이고 

소아과 대기줄 때문에 걱정돼서 서둘러 나서야 할 때


엄마!! 아프면 유튜브 보여준다면서~

아!! 아침 먹고 빨리 가서 진료 봐야 돼서
아침에는 시간이 없네.
갔다 와서 보여줄게!!

"엄마 약속했잖아 당장 보여줘"

생난리를 치는 첫째 아기아기시절과 비교되게

"아!! 내가 유튜브보다 소중하니깐 소아과를 먼저 가야 한다는 거야?" 

바로 수긍하고 따라 나서 주는 둘째.


레고랜드에서도 언니가 둘째 유모차 뺏어서 타는데도 양보해 주고

뭐 사달라는 소리 

뭐 갖고 싶다는 소리도 없는 

우리 둘째를 보면 괜히 짠할 데가 많다.

이렇게 말도 예쁘게 하니 안 이뻐할 수가 없는 

우리 집 천사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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