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시루처럼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이들이
어느 날 부쩍 큰 것 같다고 느낄 때가 있다.
작은 집으로 이사 왔을때
처분한게 있다 그것은 쇼파!!
서울 반지하 작은 방에 살 때도 있었는데
그땐 신혼인 어른 두 마리였고
지금은 어른 둘 애 둘
4명이서 사용할 작은 거실에
도저히 꾸겨 넣을 수도 없겠다 싶어
있던 쇼파도 과감히 보내주었다.
그런데 난관이 있었으니 그것은 식사시간!!
다소 넓어진 거실에 밥상을 피워
먹이는 것까진 괜찮았는데
쏟아지는 물컵에 휴지 챙기기
수저 다 짝 맞춰 밥상에 고이 올려놨더니
포크 싫다고 패티 젓가락으로 바꿔달라는 둘째에
고기가 너무 크다 잘라달라 말하는 첫째에
젓가락에 주방가위에 물컵에
식사 시간마다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
그나마 쇼파가 있었을때는 거기에 앉아
대기조로 쉬기라도 했는데
이 잔심부름을 내 40년산 도가니가 버텨줄까싶어
결국 고민고민하다 하루가 시급하단 생각에
3개월 할부로 저렴이 식탁을 주문했다!!
내 예상은 적중!!
첫째 망아지 여름 방학때
삼시 세끼 차릴때 되니 진작 살걸 싶었다.
처음엔 내 품에 거의 안기다 싶이해서 먹던 둘째가
잘 앉아있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언니가 앉아서 먹는 걸보고는 식사 시간에 꽤 앉아 있었다.
전쟁같은 식사 시간이 끝나면
어김없이 남겨 있는 바닥의 잔해물들!!
제일 골치 아픈 건
수많은 밥풀 탄피들이었다.
밥상에 앉아서 먹었을 때는
적어도 이렇게 많이 흘리지는 않았는데
식탁닦아 바닥닦아 일을 두번 하고 있다.
바닥이 구멍날 정도로
씩씩대며 박박 닦고 일어나는데
머리를 식탁에 쿵 박았을 때는
다 닦은 걸레를 바닥에 던지고 싶을 정도로
눈물이 핑!
그래도 다 닦았구나 싶어
닦은 행주를 들고 씽크대에 가려하는 데
내 발바닥에 찰지게 밟히는
하나 둘 남은 밥풀들의
끈적임을 느끼면 또 그냥 화가 난다!!
그렇게 전쟁같은 하루하루가 모여
한 해가 지난 어느 날
매일같이 닦던 식탁 밑에 바닥이
치울게 없을 정도로 깨끗할 때가 있다.
그리고 그런 날이 하루이틀 많아 질수록
어린 둘째가 이제 많이 컸구나 하는
감동 쓰나미가 밀려온다.
그 외 에도
식탁 높이랑 비슷한 키에
지나갈때마다 식탁테두리에
쿵쿵 박기 지나 일수였는데
어느 날 보니 식탁 높이보다
올라온 아이들의 머리를 볼 때
몇일 전 만해도 손이 닿질 않던
정수기 버튼을 눌러
셀프로 물 따라 먹을 때
잠깐 집에 두고 나 혼자 쓰레기 버리러 나갈때
아이들이 그새 많이 컸다는 실감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