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이 따뜻함을 즐기자

스텔라 장 - 집에 가자

by Chris Paik 백결

버스에서 내릴 때면 뜨거운 배기가스 뒤로 찾아오는 상큼하고 차가운 겨울밤 냄새를 들이킨다. 가으내 꽁꽁 감추어져 있던 겨울 향기가 어두운 밤하늘을 뒤덮었다.


오늘이란 것도 날 홀로 정류장에 던져두고 매정하게 떠나는 버스처럼 지나가는 것이구나.


버석거리는 자갈을 지르밟는 발걸음마다 무거우면서도 한없이 들뜬 행복이 가득 담겨있다.


밝은 전등 아래 외로운 편의점 앞을 지날 때면 그 앞을 지키며 골골 조는 검은 고양이와 눈이 마주친다. 우리는 한참을 서로 마주 보며 바람을 맞는다.


귀를 기울이면 들려오는 도심 사람들의 소음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온기가 담겨있다. 순간의 단편들이 모여 하루의 이야기를 엮는다.


집으로 가는 길은 멀지만 가깝다.


모든 것이 바쁜 이 세상 속에서 나는 너무 지친 것이 아닌가 싶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겹다고 느낄 때면 고개를 들어보자. 그리고 별을 바라보자.


다시 아침 해가 뜨기 전까지만, 햇볕이 지면을 내리쬐면 한가득 분주해지는 마음을 다독여보자. 겨울 달 아래에서의 기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래, 네 말이 맞아. 이젠 숨을 크게 들이쉬자.


집보다 아늑한 것도 없고 이불 안보다 안전한 곳도 없다지.


하루 종일 열심히 일했으니까 이젠 누워만 있자. 내일은 내일의 나에게 맡긴 채, 나 홀로 이 따뜻함을 즐기자.


울다가 웃자. 그러다가 스륵 잠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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